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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모씨의 효용가치 분석

최근 몇 일의 난장판 일정을 바탕으로 효용가치가 있는가를 살펴 봤다.

주 모씨는 아는 사람만 아는 개인이다. 아는 사람들이 좀 늘어 났다고 해도 개인이라는 사실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는 비밀도 아니지만 만화언론 '만'의 등짝밀기 순간에 전체 메일 수신이 안된 극적 상황(?)으로 편집장이 됐는데 동시에 러쉬를 이루는 제반 매체들에 등짝 혹은 발뒤꿈치를 안 걸친데가 없다. '뱅'(아직 공식 발표를 안 했기에 한 글자만 공개) 오픈 준비부터 발뒤꿈치를 넣게 되더니 고정필자와 편집위원으로 고리가 단단히 얽혔다. 만화포탈 '코'에서도 웹진 개편을 하는데 개인적 친분 때문인지 거기도 고정 필자로 얽혔다. 만화커뮤니티 '동'에서는 회원이라 자동 참여지만 초기 논의 3인방에 포함되어 결국 여기에도 뭔가 깊숙한 결과로 고정될 판이다. 그러다 만화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신문(이라지만 월간/오프라인) 발행이 드디어 성과를 맺게 되었는데 여기에도 거의 전반을 관여하고 있다. 이전에 구상한 것이 한 번 실패한 뒤에 새롭게 시도한 것이라 감회도 새롭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서 몇 억 짜리 웹진에도 덜컥 발뒤꿈치가 걸려서 까딱하면 총대를 멜지도 모른다. 원래 멜 사람들이 돈 안되니까 발 뺀 거 알고 있는데 그 대타로 발목을 잡으려 하다니 목하 고민 중이다.
매체는 아니지만 만화를 위한 지원사업 하나를 총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 덕에 여러 사람들에게 그나마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면서도 바쁘긴 하다. 매체와 프로그램 진행은 아니지만 만화관련 법규가 개정될 것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의 문제가 자못 심각하여 업계의 대책을 촉구했다가 그제서야 다급함을 알고 대안을 얻어들은 그들에게 고스란히 일을 넘겨 받았다. 설문서 작성 전문가도 아닌데 문항을 만들어 돌렸더니 그 결과물이 박스로 돌아와 방바닥에 지역별로 널부러져 있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설문에 두 사람이 일주일을 매달려 통계를 내고 보고서를 만들었다는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틀 뿐이다. 20여 항목의 답변서 천 몇 백개를 항목별 집계내고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야 한다. 그것도 혼자. 지금 이 글도 방바닥 긁다가 습관적으로 들어와서 작성하는 것이다.
주말까지 이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주말엔 교과서 관련하여 감수를 받는 워크샵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월요일엔 마감 두 곳이 독촉 전화를 할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그런데 내년 만화사업과 관련한 기획안을 급하게 하나 써달라고 한다. 조금 다듬는 것이지만 그것도 고민 안하고 쓸 수는 없다.(방금 보냈지만)

기타 자잘한 마감이 걸려 있지만 그건 빼고... 위에 언급한 대부분의 일들은 하는 업무가 무엇이든 공통점이 있다. 이 사람과 저 사람, 또는 여기와 저기, 혹은 이 단체와 저 단체와 정부를 연결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개인인 내게 느끼는 효용가치란 '조정'이나 '조율' 또는 '통합'이나 '합리', 그리고 '현실인식'에 걸쳐 있는 줄 알았다. 이러면 폼이나 나지.

밧뜨 그러나...
오늘 내게 권고한 지인의 냉철한 분석에 따르면, 내 효용가치란 그것이 아니라 공짜라는 지적이다. 물론 댓가를 지불하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마저도 저렴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 깔려 있고 그 외 대부분의 일들은 스스로 좋아서 벌렸거나 좋은 사람들이 웃는 얼굴로 부탁하는 것을 웃으면서 하하호호 하다가 수락한 일들인 셈이다.

무엇인가 기본 직업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공짜로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그 하하호호 수락의 범위는 어디까지가 좋은 것일까? 그 경계를 계속 허물고 양보하다가 벼랑에 몰려 만화가 아닌 회사를 하나 만들어서 밥은 먹고 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하하호호 웃으면서 좋아하는 일만 해도 먹고 살 만한 만화판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일까? 아마도 그게 안되더라도 계속 하하호호 스타일을 버리진 못하겠지만. 그리고 스스로 좋아서 벌인 일이고 참여하는 일인데 공짜면 어떻고 싼 값이면 어떠랴.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밥은 먹고 다니냐?'와 '밥만 먹고는 못 살아'라는 말을 생각하면 적어도 나는 '밥 먹고 좋아하는 일로 산다'고 말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


2005. 11. 17.
밥은 가끔 먹고 다니는 주 모씨, 쌀 씻으러 가다.

by 쥬피터 | 2005/11/17 19:47 | 사적만담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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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찬휘 at 2005/11/17 20:27
할 말이 없습니다(털썩).
만 일이라도 서로에게 무리가 가지 말아야 할 터인데….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17 22:00
찬휘 님/아, 저렇긴 합니다'만'... '만'에 무리가 가지 않고 외려 긍정적인 여건이 되도록 할 참이니 염려 마시길, 콜록~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5/11/17 22:06
아니, 제가 걱정하는 건 쥬피터 님한테 부하가 너무 몰리는 거 아닌가 하는 거에요….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17 22:45
찬휘 님/과부하가 된다 싶으면 자연히 척추가 삐걱거리겠죠. 그렇게 하지는 않는데 어쩌다 일이 겹치는 요즘 같은 날에는 과부하가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이러면 돈 들어오는 것이 뻐근해야 하는데 푸하하~ 젠장.
Commented by capcold at 2005/11/18 00:48
!@#... 제 작업 경험상으로는, 결국 한국에서 제대로 댓가 받아가며 일하는 것은 '소속'과 그에 따른'직함'에 달려있더군요. '능력있는 개인' 따위(?)는 그 잘난 중심부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특히, 좁고 삐걱거리는 판일수록 오히려 그런 경향이 더 심하고... 해답은 하납니다: 어서 "주모씨만화정책연구소"를 하나 설립하시길;;;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18 02:56
캡콜드 님/푸하하~ 어떤 분은 접이식 명함을 하나 파라고 하시더만요. 하지만 아직은 푸념보다 재미가 있으니 좀 더 걸어 봐야죠. 하하~
Commented by 산왕 at 2005/11/18 04:28
많은 일을 하고 계시군요; 다 잘 풀리기를 기원하는 것 외엔 뭐; 제가 할 일은 없으니^^; 다 잘 풀리기를 기원하겠습니다 (__)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18 05:16
산왕 님/판판이 놀다가 어쩌다 난장판 주간이 되면 지금같은 상태가 되지요. 그래도 잘 풀리면 다른 것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 믿고 뒹굴어 봐야죠. 새벽 기원이 효과가 좋다던데...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아바돈 at 2005/11/22 00:42
쥬피터님^^
울적한 마음으로 내 자신의 효용가치 -만화스토리를 쓴다는 사람으로서.. 재미를 주지 못하는 -없나보다.. 하는 씁쓸한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ㅋㅋ
그런데.. 쥬피터님의 글을 읽다가.. ㅋㅋ
내 효용가치는 공짜라는것이다.. 라는 부분을 읽다가..
ㅋㅋ 웃음이 터지고..
그 많은 일들을 하시는데...
그리고 계속 읽어가다가.. 쥬피터님의 하하호호로 인해..
계속 불어나시는 일들에 대한 대목에 가서는 쥬피터님의 마음에
울컥.. 감동이..
그리고 다 읽고 나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생각으로 기분 업되서..
새벽 기원이 효과가 있다는 말에..다시 한번 줄을 잡아보고..
나가요^^
항상 건강하시고... 또 행복하시길요^^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22 02:32
아바돈 님/오늘 낮에 지난 몇 일간 손가락이 자판에 닿으면 아플 정도로 작업을 해서 조사보고서를 마쳤습니다. 대학연구소 간판을 달고 용역을 했다면 가볍게 천 만원짜리였지만, 뭐 도중에 문서 추가로 받을 때 발신부담 택배가 하나 왔으니 몇 천원짜리 일이 된 셈이죠. 이 과정을 아는 어떤 분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만... 콜록.
예전부터 기원은 새벽에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걸 보면 그 시간이 '신'하고 통화가 잘 터지는 때인 듯 합니다. 그러니 접속율도 높고 A/S 서비스가 좋은 거겠죠. 기원의 효과가 쭈욱~ 지속되시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아라가야 at 2005/11/26 15:00
저는 계속 게으름 피우는 중이라 이 글을 읽으니 속이 더 쓰린걸요. (자학 중이라 :-p) 충분히 노력하시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모습 자체가 대단한 거라 말씀드리고 싶자면 빈말로만 들릴까나요. 아뭏든 하하호호 하는 만화판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지만 쉬운 길은 정녕 아닐 듯 싶네요.

참, 저 한정백수라 시간이 마구마구 나서요, 다음 주에 술한잔 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접선을 해야 될지 막막? 하네요. 덧글 기다릴께요. ^^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1/26 15:10
아라가야 님/접선은 무시기, 그냥 호출하시면 되죠. 안방에 덧글 달았어요.
아 그리고 효용가치에 대한 글을 좀 수정해야 할 듯...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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