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3일
작가 이전에 인간
위 사건은 현재 예상한대로 흘러 가고 있다. 정리를 위해 이 포스팅 덧창에 자료를 붙여둘 참이다. 공개하고 퍼가라는 자료이니 전문을 그대로 옮겨 두며 별다른 토를 달지는 않는다. 보면 아는 상황일터이니.
문학동네 게시판(http://www.munhak.com/)의 권 작가 해명글
아름다운 화해를 희망하며
권지예/2005. 11. 11.
최근 제 작품에 제기된 표절시비 사태에 대해 제 소설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심경을 혼란스럽게 한 점,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진작에 이 점에 대해 저의 입장을 피력하고 싶었으나 일부만 인용이 되는 기사문의 경우,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고민하던 중 전문(全文)을 밝힐 수 있는 지면에 그 동안의 경위와 작가로서의 제 입장을 진지하고 진솔하게 밝히고 싶었습니다.
2005년 1월경 저 자신의 오진 판단의 체험에서 우러난 삶의 비의 문제에 주제의식을 갖고 청탁소설을 구상, 집필하고 있던 중 박경철씨의 글을 인터넷에서 ‘퍼온 글’이라는 형태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이야기는 특이한 의학적 사례로 여겨져 작년 봄, 오진의 상황에서 죽음을 가정해 봤던 제 실제 상황과 연결되어 너무나도 강렬하게 문학적 아이디어로 떠올라 제 소설에 부분적인 에피소드로 소설화하게 되었습니다. 사일로 시술 부분은, 그후 인터넷에서 복벽 결손증에 관한 다른 지식을 찾아보았으나 별다른 자료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그 시술이 전문적인 임상처치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런 경우 실제의 임상처치도 별반 차이가 없을 거란 생각에 그 용어만큼은 의학적 기술 또는 백과사전적 지식이라 여겨 의학적 용어로서 제 소설 ‘봉인’에 사실적으로 인용하게 된 것입니다.
제 소설 ‘봉인’이 발표된 것은 박경철씨의 수필집 <아름다운 동행>의 발행 이전인 2005년 2월, <세계의 문학> 봄호였습니다. 집필 당시엔 출처를 알 수 없어 양해를 구할 수 없었던 그 글이 우연히 박경철씨가 운영하는 “시골의사 블로그”의 ‘유서’라는 글에서 나온 것이란 걸 알게 된 4월 16일, 그의 이메일 주소로 양해와 답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고 이후 며칠 연달아 두 번의 쪽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수신확인이 된 상태에서 답이 없는지라 양해가 된 줄로 알았고 당시는 제 책 “꽃게무덤”의 인쇄시점이라 4월 25일 책은 곧바로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10월 29일 박경철씨가 <문학동네> 출판사로 문제제기를 했고, 저는 바로 박경철씨께 전화를 드려 소재출처를 밝히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다음 쇄를 찍을 때 글의 작가 후기에 부분차용의 사실을 인정하고 그 출처를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박경철씨는 이 문제는 작가의 양심의 문제이니 작가의 양식에 의거해 행동하길 바란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자고 했습니다. 10월 30일, 소설에 대한 저의 생각과 도의적인 사과를 골자로 한 메일을 박경철씨에게 보냈습니다만, 답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저의 메일이 박경철씨의 본뜻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미흡했던지 10월 31일 박경철씨는 자신의 심경을 “어느 유명작가의 표절시비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일은 YTN 뉴스와 몇몇 언론사의 보도로 이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 결국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가 소집되는 상황으로까지 확대되었고,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판단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회의 판단과 법리적 판단 이전에 이미 저는 인터넷상에서 표절작가로 무수한 공격과 비난을 받게 되었고, 마치 사형대 위에 올라서 있는 듯 고통스런 나날을 공황상태로 보내야 했습니다.
이제 정신을 가다듬고 돌이켜봅니다. 글의 출처를 알고 난 이후 박경철씨의 묵답을 너무 쉽게 암묵적 동의로 여겼던 점은 저의 큰 불찰이었습니다. 또한 처음에 정확한 출처를 몰랐다 했을지라도 <봉인>의 일부분을 인터넷에서 힌트를 얻어 소재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작가 후기에 분명히 밝혀야 했었습니다. 그것이 독자의 사랑을 받는 공인이자 작가로서 취해야 할 신중한 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표절의 논란을 떠나 이번 일로 인해 저는 저의 글 쓰는 자세와 소재를 취하는 작가의 태도를 깊이 생각합니다. 제게 주어진 이런 고통의 시간이 작가로서 더욱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진정으로 바라면서 자숙하겠습니다.
그 동안 저와 제 작품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저와 함께 분란의 중심에 서게 된 박경철씨와 혹 이 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따뜻한 이해를 구합니다. 이번 일이 어려운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따뜻하게 맞손 잡는 동행으로 아름답게 화해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박경철 작가가 이 글을 보고 블로그(http://blog.naver.com/donodonsu/)에 올린 글
권지예 작가님께...
2005. 11. 12. 01:45
방금 방송 녹화를 마치고 막 돌아와 문학동네 게시판에 권지예 작가님께서 발표하셨다는 입장을 보았습니다.
먼저 저 자신도 이것이 결국 이전투구가 될 줄 알면서도 이일에 휘말렸고, 그리고 결국 닫았던 입을 다시 열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일은 이제 심정적으로는 더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버린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좀전에 서울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제가 사적으로 존경하는 어떤 지인으로부터 밤 9시경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그 지인께서 권작가님측 관계자분으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일이 발생한 이후 권작가님께서 대처가 다소 미숙하셨고, 권작가께서도 여러모로 미안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므로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글을 문학동네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으로 사과를 대신하면 어떻겠느냐.."는 뜻을 전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저를 잘 설득해 달라는 뜻을 전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그 지인의 말씀 이전에, 이미 이 일에 대해 "아름다운 화해"를 맺겠다는 뜻을 권작가님측에 전달했었기 때문에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권지예 작가님께서 시종일관 고집하시는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하는 방식은 이 사건의 파장이나 성격으로 볼 때 그 방식이 적절하지 못하고 많이 비겁한 것이므로, 유감표명의 방식은 앞으로 서로 잘 상의해서 적절한 수위에서 마무리 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안동에 도착해서 확인한 결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지난 며칠간 저와 권작가님 사이에서 오갔던 사전조율에 대해서는 일체 고려가 없이 쉽게 이해하기가 쉽지않은 변명을 담은 글을 "사과의 형식"을 빌어 문학동네 홈페이지에 게시하셨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오늘 밤 늦게 저의 지인을 통해 부탁하신 말씀들은 결국 권작가님께서 이미 저녘 8시경 문학동네 게시판에 이미 해명글을 올리신 후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또 한번의 "사후통보" 절차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제가 "사회속에서 이정도로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 것은 정말 유례가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릴만큼 놀랍습니다.
외람되지만 저는 이제 더이상은 권작가님의 진정성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먼저 권작가님의 그동안의 해명에 따르면... 이일은 권작가님께서 "누군가로부터 인터넷에 떠돌던 글을 메일로 받으신 다음, 그 글에서 "힌트"를 얻으셔서 소설로 구성하려는 생각을 하셨고, 실제 그것을 소설로 구성하시면서 심지어 문장 자체를 그대로 옮기기도 하셨지만, 그것은 의학적인 부분이라 백과사전을 참조하는 기분으로 하셨으며, 아이의 손에 묵주를 쥐어 준다거나,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주변사람들의 심경은 병원 24 시를 보고 스케치한 정도의 느낌으로 하신 것이라, 그것을 작가적 양식에 비추어서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우연이란 놀라운 것인가 봅니다.. 공교롭게도 그 내용이 그렇게 소설로 구성하고, 이미 인쇄까지 들어가시려는 즈음에 우연히 제 블로그를 알게되셨고, 더구나 제 블로그에 실린글이 책으로 묶여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시면서는 제게 메일까지 보내셨지만 제가 그 메일에 답을 하지않아 그냥 그대로 책으로 묶어 내셨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권작가님께서는 제가 이웃들께 그동안 블로그의 "작위성"을 피하기 위해 원래 블로그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장을 드리지 않으며, 심지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댓글이나 인삿말조차 보지않음을 양해해 주십시오"라는 입장을 누차 글로서 밝혔고, 그때문에 지금까지 수많은 메일과 쪽지를 보내신 많은 저의 이웃분들께서 제게 서운함을 가지실 줄 알면서도,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는것이 아니라, 이웃과 오래도록 "공유"하기위해 메일이나 쪽지를 읽거나 답을 드리지 않음을 많은 이웃들께서 양해하고 계신다는 사실 역시 권작가님께서는 진정 모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권작가님께서 계간지에는 이미 그전에 글을 발표하신 다음, 그로부터 몇 달뒤 책을 인쇄하실 때에야 제게 문제의 메일을 보내심으로서,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책임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일은 그렇게 끝날 수 있었고, 어쩌면 그랬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거의 반년이 지나서 공교롭게도 권작가님께서 문학적 역량이 인정받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신다는 발표가 나시면서 님의 책이 새삼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게되었고, 그것이 6개월전에 출간된 제 책과 대비되면서 북까페를 비롯한 몇군데 인터넷에서 논란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것은 문학동네나, 그외 언론 그리고 제게도 지인들로부터 사적메일로 이야기가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처음에 그 사실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이미 말씀드린대로 저는 처음에 지인들에게 "동인문학상 수상작가가 표절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제 이야기와 비슷한 소설을 쓰셨다면 그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라고 말하면서 웃었넘겼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목요일에 모 언론에서 확인과 취재요청 전화가 오고, 그로인해 제가 그 책을 서점에서 직접 읽고는 그때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함 불쾌감이 들었음을 고백합니다. 마치 폭행을 당한 여인의 마음이 이럴까.. 싶은 느낌,, 작가이시니 아마 이점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그날 오후에 출판사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권작가께서 쓰신 책의 내용이 표절 여부를 떠나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전했더니, 출판사에서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 제 전화번호를 남기면서 " 언론에는 문제삼고 싶지 않다고 이미 말했으며. 실제 제 스스로도 법적인 문제를 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래도 권작가님의 직접 해명과 입장표시는 듣고 싶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날 제게 전화를 주신 권작가님의 말씀과 뜻은 제가 부모님과 학교에서 배워서 아는 상식과는 많은 거리가 있었습니다. 권작가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시기를 " 표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다음 4판이 출간 될 때는 책의 뒷머리에 블로그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명시하겠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것은 권작가님께서 많이 잘못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권작가님은 후기에 그 소설집에 실린 다른작품 하나도 악명높은 모 드라마작가처럼 " 지인의 대화를 듣고 작품을 썼다, 소설가 앞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라는 표현으로 처리하신 것처럼, 이 문제 역시 그렇게 처리하려고 하시는 것은 권작가님의 작가적 위상에 비추어 그리 당당하지 못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님에게 ""...작가적 양식에 따라 님을 믿는 독자들에게 믿음에 실망을 주셨다면 최소한의 "자기견책"은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해도 한대의 회초리는 맞듯이, 어떤 사람이 그것도 공인의 입장에서 한사람도 아닌 다수의 사람에게 실망을 주었다면 그것은 "적정수준"에서 자신의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필요한 것이며. 잘못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제게는 아니어도 좋으니 작가적 양심에 입각해서 어떤 방식으로던 견책을 동반하는 방식의 유감을 표명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에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분명히 동의를 하셨습니다, 권작가님도 잘 아시다시피 대개 이런문제의 시발점은 열에 아홉은 일단 " 출판물 판매금지와 회수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변호사의 내용증명서 송달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저의 양식으로는 그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법적인 대응은 배제하기로하고 저와 권작가님 두사람이 주말동안 진지하게 숙고해서 "문제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적절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는 방식을 찾아서 월요일까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 아울러 그와 동시에 결과적으로는 기우였지만, 혹시라도 동인문학상 위원회에서 수상취소라도 결정 할 것을 우려해서 저는 문제확대를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언론에 누차 설명 했었습니다 )
그러나 권작가님이 같은날 저와 나누신 대화와. 그날 언론에 내보낸 입장은 그야말로 "표리부동"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님은 제게 월요일까지 서로 고민하기로 하신 다음 메일을 주고 받기로 하셨는데, 다음날 아침에 신문지상에 게제된 님의 입장은 "황당하다.. 하루아침에 파렴치한이 되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그전날 저와 나눈 대화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말씀이며, 저로서는 권작가님이 정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신의를 가지신 분인지를 의심케 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월요일에 제 블로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글을 올렸던 것입니다.( 오늘 님이 해명하신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토요일자 조선일보,동아일보를 검색해 보시면 이 부분은 명백하게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님의 해명은 지금 이러한 사실을, 특히 저의 진의를 상당히 왜곡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제가 처음부터 줄곳 고수했던 입장, 즉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선의를 이용한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 더구나 실제 님이 이점에대해 제게 보내신 두번째 메일은 사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사실은 제가 마음이 상할 정도로 비례( 非禮 )하기까지 한 것이었습니다. ) 그 결과 제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었습니다. 이제는 동인문학상을 심사하신 이문열님의 문학적 입장과는 별개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법적 판단을 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님의 말씀대로 제 스스로 법적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제 스스로 친 올가미에 제 목을 걸고 이 문제를 그대로 덮는 길 두가지 뿐 이었습니다. 님은 후자에 무게를 두셨던 것 같습니다
고백하건데.. 저역시 불민한 사람이라 감정적으로는 전자를 택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꺼려했던 부분은 법적판단을 구함으로서 "제가 말을 뒤집은 사람이 되는것" 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조용히 추스려갈 수 있었던 문제가, 그렇게 할 경우 님의 작가적 미래를 매장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컸고, 만약 그 경우에는 그것이 악연이던 인연이던 저와 연이 닿은 분에게 그런 큰 결과를 초래케함으로서 제가 부담져야 할, 평생의 업(業)을 감당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님과 저 사이의 메신져 역할을 자임했던 분에게 이번주까지 다시한번 깊이 한번 재고해보시고 법적 분쟁을 택하지 않고 "아름다운 화해"를 바라는 제 마음을 전달해 주실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님도 알다시피 그 아름다운 화해의 시나리오는 이랬습니다.. 어차피 이 문제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미 문제가 커졌으므로 이제는 님이 문학동네 게시판에 조용히 유감을 표시하고 넘어가시는 것은 ( 그나마 이 말씀도 책의 후기에 사과가 아닌 블로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비하시면 큰 진전이었지만,..), 님으로서도 표절작가라는 오명을 벗을 길이 없고 아울러 회피로 일관하시는 것은 양식적으로도 문제가 있으며, 저 역시 즐겁지 않은일에 연루되어 이름이 오르내려 주변의 걱정들이 크시므로, 적절한 방법을 찾되... 그것은 "어느 조용한 찻집에서 이 일을 기사를 다루었던 해당 기자분들을 비공식적으로 초청해서 같이 차를 나누면서 권작가께서는 "비록 관행으로 여겨졌던 일이라 하더라도 이제 저명작가로서 깊이 고민하지 못했던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일을 계기로 삼아 좋은 작가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저는 이일은 "권작가님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인터넷문화라는 아직 입장이 정돈되지 않은 일에 대한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권작가님의 작가적 능력이나 양심을 믿고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입장을 말씀드림으로서 이 문제를 가장 부드럽고 원만하게 처리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린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수는 없는 일이므로, 진정으로 어떤 어렵고 복잡한 일들도 회피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부닥치고, 이후에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함으로서 아름다운 결말을 맺음으로서 그동안의 서로의 허물을 모두 씻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또 일의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문학동네 게시판에 몇 줄의 글을 올림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보다, 그렇게 최소한의 범위에서라도 공개적인 형식의 사과과 해명을 하시는 것이 훨씬 책임있게 행동하시는 것이라 생각했고, 아마 그렇게 하셨다면 모든 님의 독자분들도 님에게 격려의 덕담과 박수를 드렸으리라고 믿습니다............ 아마 이것은 제가 님께 전달한 내용을 토씨하나 빼지 않고 제대로 기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뜻에 대해 권작가님께서는 며칠 기다려달라는 뜻을 제게 두번이나 전하셨고, 제게는 그 기다림의 결과가 오늘 제가 존경하는 분을 통한 부탁과 아울러, 님이 게시판에 "해명과 유감"의 표시가 아닌 "변명"을 일방적으로 게시하시는 것으로 돌아왔습니다..
권작가님.... 외람되지만 질문을 드립니다.. 혹시 지금 제가 쓴 장문의 글에서 혹시 한치의 틀림이라도 있으신지요.. 또 제가 쓴 글이 조금이라도 진실을 가린것이 있는지요...? 그리고 진정 님의 작가적 양심은 오늘 문학동네 게시판에 게시하신 글로서 이 긴 과정의 경과를 마무리 하는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리셨는지요..? 또 님의 오늘의 결론은 정녕 회피가 아니라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당당한 자기견책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진정 님의 이러한 유감표시를 진정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저의 협량함 때문인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소이부답(笑以不答) 함이 분명히 옳겠음에도 결국 얼굴이 붉어진 소인배의 모습으로 이글을 쓰는 자신을 자책하며,. 아울러 제가 제안했던 "아름다운 화해"가, 정작 님의 해명글로 등장하였음을 보면서 쓴 웃음이 지어지는 제 스스로가 부끄러운 밤입니다..... 박경철 드림.
박경철 작가가 이후에 올린 정리 글 http://blog.naver.com/donodonsu/
이제 내려놓고자 합니다...
매번 느끼지만 사람의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이 있습니다. 그점은 제게도 소중하지만 권작가님께도 그것은 더 소중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사람의 생각과 주관은 가끔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때로는 필요이상의 갈등과 충돌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일을 대하는 저와 권작가님의 입장도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제가 견지했던 입장은 "사회적 인정" 이라는 것은 항상 그것에 부합하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이 문제를 처음부터 저작권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그것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저명작가라는 위치에서, "규범적 판단" 이전에 행해져야 할 치열하고 엄격한 "자기검열"의 문제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제 개인에대한 권작가님의 사과여부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아니었던 것 입니다.
그러나 권작가님께서는 저와는 달리 글을 쓰시는 분으로서의 관점이 계셨고, 또 그런 권작가님의 관점에서 볼 때는 글의 "원저자"인 저에 대한 양해가 가장 우선적인 것이라고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이일에 대해서 권작가님께서는 "일차적으로는 권작가님과 저의 문제"로, 저는 "권작가님과 독자"간의 문제로 보면서 처음부터 입장이 갈라졌고, 이렇게 미묘한 두 관점의 차이가 서로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에스컬레이트되어 결국 많은 분들께 걱정거리를 남겨드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번 주말에 권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대화에서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은 쉽게 짐작 할 수 없는 권작가님의 깊은 고뇌과 아울러 한사람의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적 고민의 일단을 경청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미봉책으로 여겼던 "4 판부터 책에 출처를 명기하겠다는 입장"을 권작가님께서는 왜 굳이 이 문제의 해법으로 여기셨는지를 충분히 이해했고, 아울러 그후에는 독자분들께도 적절한 해명을 하실 준비가 되어 있었음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권작가님도 "그것보다는 작가적 양식에 입각한 자기견책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저의 뜻에 대해서 충분한 공감과 이해를 표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권작가님께서 지난 금요일에 밝히신 "유감표명"에 담긴 진정성을 이해하고, 이제 그것을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권작가님께서 어렵게 내미신 그 손을 늦게나마 기꺼이 마주 잡고자 합니다...
곱고 아름다운 가을에.. 때아닌 폭풍우가 매섭게 휘몰아치고, 그로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것에 부끄러움이 앞서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려놓음으로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下心" 이라는 말의 의미가 제 마음속에 새삼 깊이 와닿습니다...
p/s : 제가 이 문제를 여기서 이렇게 "내리는 것"은, 하나의 어이없는 해프닝처럼 그저 쉽게 "물러섬"이 아니라, 제 나름대로 "사건이 아닌 사람"에 대한 깊은 고려와 인간적 고뇌가 있었음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으며, 아울러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하시는 저의 좋은 이웃과 너그러운 친구 분들께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거리에 쌓이는 낙엽처럼 이 문제를 이곳에다 그대로 소복히 내려놓아 주시기를 감히 청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이일로 인해 걱정을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와 사과를 드립니다....... 2005.11. 13 박경철 드림..
권 작가의 답글 '화해' (문학동네 게시판, 11/14)
사람과 사람이 서로 통한다는 것......
그것도 진심으로 통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참으로 오랜만에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진실로 통하게 되는,
어느 순간 차가운 얼음이 녹듯 용해 점에 다다라
얼었던 마음이 풀리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가 따스하게 회복되는
그 소중한 체험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주말동안에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과 허심탄회하게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 마음을 열어주시고 저 또한 진심으로 다가가면서
그동안 서로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입장 표명이 늦어져버리 게 된 것은,
저는 작가는 결국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보다는 침묵해야하며
글로써, 즉 제 작품으로 이 문제에 대해 대답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 와중에 제가 그 분을 오해했던 어떤 부분이 있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점 저의 생각이 미숙했던 것 같아
그 분과 또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로 저는 세상과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세상이라고 말합니다.
홈페이지도 블로그도 없고 겨우 이메일 정도나 할 줄 아는 저도
또 홀로 글을 쓰는 외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세상사는 사람들 일에 관심 많은 작가로서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관심을 가지고 모여 있는
인터넷 세상에 들어가 사람 사는 모습을 구경하곤 합니다.
취재나 소재를 구하는 데 현실적인 기동력 면에서 제약이 많은,
생활인으로서 주부이자 또 여성작가인 저는 인터넷이야말로
책과 더불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중의 하나입니다.
벤야민의 지적처럼 무제한 복제와 편집이 가능한 현시대를 살면서
사람들은 마치 화수분 같은 그 감당하기 어려울 만치 풍요로운 정보를
인터넷세상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공유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생활의 일부처럼 너무 쉽게 생각하고 간과해서
벌어졌던 일련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곳에서 떠도는 작은 사연 하나가 한 개인에겐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중한 글들이며
그 자체로서 하나의 ‘존재’이며 아우라라는 걸 제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든 그런 것을 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걸 깊이 깨달았습니다.
특히나 작가인 사람이 어떤 소재를 인터넷 세상에서 취해 소설화할 경우,
반드시 글쓴이의 동의와 출처를 밝혀야 하며, 작가는 그것을 작품에 차용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혹 생존인물이나 그 주인공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기 문제처럼 깊이 생각하는 것이 작가의 세심한 인간적 배려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이기 전에 저는 제가 참으로
불완전한 인간인 것이 가슴 아픕니다.
이런 모든 인간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는 그 부족한 저의 존재를 걸어
홀로 외롭게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쓴 글은 사회적 판단으로도 완전해야 하며
완전하지 못할 경우 비난을 감내해야 합니다.
어쨌거나 제 이름을 걸고 글쓰는 자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그 부분에서도 제 태도와 생각이
치열하게 미치지 못했던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시대는 바뀌어도 작가는 여전히 시대와 사회를 대표하는
“양심”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 제 마음속에 깊이 각인하겠습니다.
왜 작가로 사는 것이 “천형(天刑)”인지 느끼는 요즘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작가의 삶은 이렇듯 힘들고
고통받게 되어 있고 어쩌면 작가는 또 그통을
잉크삼아 또 쓸 수밖에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자는 말합니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고.
작가도 인간적으로는 미약하고 불완전한 한 자연인입니다.
이제 저는 작가로서의 제 실수를 알고 또 고쳐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 부분 독자 여러분의 너그럽고 따뜻한 이해를 구합니다.
참으로 다행히 주말동안 그 분과 진심어린 대화를 했고
그분의 글을 보니 제가 내민 손을 잡아 주는 따스한 체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이렇게 넘어지고 아파본 후에 많은 점들을 깨닫게 되었으니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 해주신 매서운 충고와 질책, 동시에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베풀어주신 독자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보름 가까운 시간동안, 저는 한 번도 문밖을 나서보지 못했습니다.
이 가을이 어찌 지나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저 홀로 가을을 맞고 견디는 나무처럼,
제 몸에 붙어있던 오만한 나뭇잎, 안일한 나뭇잎, 경솔한 나뭇잎,
모두 떨어뜨리며 나목으로 서서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그저 폭풍우처럼 휘몰아쳐왔던 이번 일이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제가 선 땅을 더욱 단단히 굳게 만들기를 바라며
이 고통과 상처가 오히려 훌륭한 양분과 약이 되어
미약한 저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면 감히 더 바랄 바가 없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로 제게 실망하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무엇보다도 다시 한 번 제 진심을 받아주시고
이해와 배려가 가득담긴 따스한 가슴으로
화해의 글을 써주신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께
글로 다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또 평화로웠던 그의 이웃들께도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일로 상처받은 모든 인연들께도
깊은 위로와 죄송한 마음을 두루 전합니다.
권지예 올림
2005. 11. 12-15.
...ing 주 모씨
# by | 2005/11/13 00:21 | 날림 자료 | 트랙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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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의사 소통이 갖는 한계이기도 한데요, 예를 들면 '너 맘대로 해 봐'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그 말한 사람이 말하는 범위가 '10'이라면 받아 들이는 사람이 '5' 또는 '15'로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각자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는 의사소통은 늘 이런 소통장애를 가져오지요. 그렇다고 대화마다 명확하게 말하기도 그렇구요. 그런 문제도 작용한 사태라는 생각이 드네요^^;;
본문에 그 글을 자료 보관삼아 첨부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의 사례를 볼 때, 표절이 제기 됐을 때 의혹을 받은 작가가 "난 그 작품을 보지도 못했다"라는 식의 발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이제는 별로 믿지 않습니다. 흡사 성형 연예인이 의혹 제기 즉시 "밥 좀 덜 먹었을 뿐인데, 호호"라거나 "제 연기로만 판단해 주세요"라는 반응처럼요.
http://www.munhak.com/_renewal/_index.php?munhakdongne=board.php&dbbase=gtb&page=1&numerals=5173
위 링크가 어떻게 표시될지 모르겠네요. 페이지 레이아웃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니 지우셔도 상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