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24일
[허영만] 식객
(성함의 붉은 글자를 양해바랍니다. 바꾸는 기능이 없군요--;;)
허영만 작가의 [식객] 10권이 나왔다.
개인 평전이 출간되고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정상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허 선생은 어제(23일)에도 문경새재 비봉을 넘었다. 스스로 늘 2인자라 부르며 '나보다 못한 이 없다'는 좌우명으로 살아 온 허 선생은 이제 만화가이자 산악인으로도 불린다. 뒷동산에 오르락 내리락 한 것이 아니라 세계 고봉 등정에 숱하게 동행한 전력은 산악인이라는 호칭이 '적확'하다.
[식객]이란 만화를 두고 문하생 작가들조차 '정보 과잉'을 지적하긴 한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 준비에 시달린 문하생 출신 작가들이 오죽하면 그리 말하랴. 그럼에도 정보 과잉 또는 자료와 고증에 집중한다기 보다 독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드라마로 잘 엮어진 만화로 보인다. '고구마' 에피소드처럼 감동이 있으며 모든 에피소드는 하나의 줄거리를 따라서 꾸준이 전개된다. 김치 쪼가리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 필름 수 십통을 마다하지 않는 자료들은 이제 화실 한 켠을 가득 채우고도 넘친다.
처음 김치를 소재로 짜여진 이 이야기가 허 선생을 만나지 못했다면 [식객]은 우리에게 보일 수 없었다. '김치'에서 '한식'으로 이야기를 넓히고 허 선생 전공의 탄탄한 스토리와 사실적인 묘사, 게다가 만화적 연출이 더해져 [식객]은 한국만화의 가능성을 좀 더 넓게 만들어 준 역작이다. '필생의 역작'이라는 자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아직도 그가 그리고 싶어하는 만화가 샘물 같아 보인다. 늘 2등이지만 자신의 색깔을 갈고 닦은 의지의 만화가, 허 선생은 그래서 만화계의 남다른 의미가 된다. 그리고 그 의미는 하늘이 부여한 천재성이 아니라 스스로 쌓은 노력의 결과라서 더 귀감이 된다. 십 이만 페이지에 달하는 평생의 작업을 돌아보기 보다 앞으로 그릴 흰 종이에 더 애착을 지닌 허 작가이기에 늘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에게 만화세상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2005. 10. 24.
허 선생님은 술도 잘 사신다고 반론하는 주 모씨.
스토리가 죽이는 만화는 바로 옆 그림과 같은 순간이다. 페이지를 팍 넘기면 금새 알 수 있는 다음 이야기도 조마조마하면서 판도라 상자 열듯이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종이를 넘기게 하는 만화를 발견하는 것은 정말 삼팔 광땡을 쪼일 때, 바로 그 기분이다.
참고로 허 선생과 화투나 카드를 할 생각은 하지 마시라. 물론 전국구 타짜의 솜씨는 아니다. 하지만 어줍잖게 동네에서 돈 좀 따 봤다는 실력은 소주 두 병 원샷하고 한 손으로 쪼여도 충분히 물반 고기반의 여유를 즐길 실력은 된다. 전국구가 아니라면 그저 광이나 팔면서 개평 노리기 전략으로 살아 남으시길 바란다.
옆 그림은 영화화 된 [타짜] 중 한 컷.
아, 그리고 '삼팔 따라지'는 말은 이 장면에서 나왔다. 삼팔이 둘 다 광이면 천하무적인데 이게 광이 아니라 십 자리면 끗수가 한 끗이 젠장할 상황인 것이다. 될 듯 하다가 마는 상황, 그런 X 같은 인생을 자조할 때 쓰는 말이 그래서 '삼팔 따라지'다. 아주 친할 때 쓰는 말인 '아삼육'은 중국 투기에서 나왔고 '삼팔 광땡만 아니면 천하무적인 쌍십패, 즉 장땡에서 '~가 장땡이야'라는 말이 나왔다. 이보단 덜하지만 '땡 잡았다'는 말도 쌍패(1쌍패인 일땡부터 구쌍패인 구땡까지)에서 나왔다. 정말 생활 속 노름인 셈이다.
허영만 작가의 [식객] 10권이 나왔다.
개인 평전이 출간되고 각종 시상식을 휩쓸며 정상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허 선생은 어제(23일)에도 문경새재 비봉을 넘었다. 스스로 늘 2인자라 부르며 '나보다 못한 이 없다'는 좌우명으로 살아 온 허 선생은 이제 만화가이자 산악인으로도 불린다. 뒷동산에 오르락 내리락 한 것이 아니라 세계 고봉 등정에 숱하게 동행한 전력은 산악인이라는 호칭이 '적확'하다.
[식객]이란 만화를 두고 문하생 작가들조차 '정보 과잉'을 지적하긴 한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 준비에 시달린 문하생 출신 작가들이 오죽하면 그리 말하랴. 그럼에도 정보 과잉 또는 자료와 고증에 집중한다기 보다 독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드라마로 잘 엮어진 만화로 보인다. '고구마' 에피소드처럼 감동이 있으며 모든 에피소드는 하나의 줄거리를 따라서 꾸준이 전개된다. 김치 쪼가리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 필름 수 십통을 마다하지 않는 자료들은 이제 화실 한 켠을 가득 채우고도 넘친다.
처음 김치를 소재로 짜여진 이 이야기가 허 선생을 만나지 못했다면 [식객]은 우리에게 보일 수 없었다. '김치'에서 '한식'으로 이야기를 넓히고 허 선생 전공의 탄탄한 스토리와 사실적인 묘사, 게다가 만화적 연출이 더해져 [식객]은 한국만화의 가능성을 좀 더 넓게 만들어 준 역작이다. '필생의 역작'이라는 자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아직도 그가 그리고 싶어하는 만화가 샘물 같아 보인다. 늘 2등이지만 자신의 색깔을 갈고 닦은 의지의 만화가, 허 선생은 그래서 만화계의 남다른 의미가 된다. 그리고 그 의미는 하늘이 부여한 천재성이 아니라 스스로 쌓은 노력의 결과라서 더 귀감이 된다. 십 이만 페이지에 달하는 평생의 작업을 돌아보기 보다 앞으로 그릴 흰 종이에 더 애착을 지닌 허 작가이기에 늘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에게 만화세상을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2005. 10. 24.
허 선생님은 술도 잘 사신다고 반론하는 주 모씨.
스토리가 죽이는 만화는 바로 옆 그림과 같은 순간이다. 페이지를 팍 넘기면 금새 알 수 있는 다음 이야기도 조마조마하면서 판도라 상자 열듯이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종이를 넘기게 하는 만화를 발견하는 것은 정말 삼팔 광땡을 쪼일 때, 바로 그 기분이다.참고로 허 선생과 화투나 카드를 할 생각은 하지 마시라. 물론 전국구 타짜의 솜씨는 아니다. 하지만 어줍잖게 동네에서 돈 좀 따 봤다는 실력은 소주 두 병 원샷하고 한 손으로 쪼여도 충분히 물반 고기반의 여유를 즐길 실력은 된다. 전국구가 아니라면 그저 광이나 팔면서 개평 노리기 전략으로 살아 남으시길 바란다.
옆 그림은 영화화 된 [타짜] 중 한 컷.
아, 그리고 '삼팔 따라지'는 말은 이 장면에서 나왔다. 삼팔이 둘 다 광이면 천하무적인데 이게 광이 아니라 십 자리면 끗수가 한 끗이 젠장할 상황인 것이다. 될 듯 하다가 마는 상황, 그런 X 같은 인생을 자조할 때 쓰는 말이 그래서 '삼팔 따라지'다. 아주 친할 때 쓰는 말인 '아삼육'은 중국 투기에서 나왔고 '삼팔 광땡만 아니면 천하무적인 쌍십패, 즉 장땡에서 '~가 장땡이야'라는 말이 나왔다. 이보단 덜하지만 '땡 잡았다'는 말도 쌍패(1쌍패인 일땡부터 구쌍패인 구땡까지)에서 나왔다. 정말 생활 속 노름인 셈이다.
# by | 2005/10/24 23:59 | 만화가 코너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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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확실히 초반의 정보의 나열에서 벗어나고 이야기가 살아 있더군요.
하긴 허 선생님의 식객처럼 스타일을 보면 '철저한 고증/완벽한 묘사'에 더하여 '정보의 제공'에도 충실하자는 것이라 지적하신 1% 부족은 충분히 공감합니다. 정보와 드라마틱한 구성은 어느 한쪽이 아니라 절묘한 조화로 좋은 만화가 탄생하는 것이겠지요. 여하튼 식객은 한국만화에 하나의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드라마에서 누가 성찬과 진수가 될런지, 음냐. 네티즌 추천 탤런트를 보니 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하하~
저에게 있어서 가장 레퍼런스적인 음식만화는 [화려한 식탁]입니다.
대학 교재로 쓸 수 있지 않겠냐? 라는 말이 있지만 식객은 대학교재가 아니니깐 말입니다.
어떻든간에 놀라울 정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또한 그 것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든 허영만씨에게는 감탄만이 있을 뿐입니다.(때문에 2%가 아닌 1%부족한 작품이라 한 것입니다. ^^)
뭐 잠시 머리 식힐 때 어려운 수학을 풀면서 지내는 작가의 평소 관심사가 앞으로도 어떤 만화를 보여줄 지 나는 엄청 기대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