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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가 소중한 줄 알면 세상은 평화롭다

두 발로 땅을 딛고 이동하는 동물-인간은 참으로 복받은 존재다.

다른 종들은 수족을 모두 놀려야 이동이 가능하지만 인간은 두 다리로만 이동하니 손이 남는다. 그러니 그 여분의 팔이 여러가지 일을 가능케한다.

팔과 다리 중 어디가 더 중요하다 말할 수는 없지만 다리가 없는 경우에는 이동의 제한이 가장 큰 어려움이고 손이 없는 경우에는 이동 외의 제반 활동이 제한된다는 차이가 있다. 아마도 손이 하는 일이 더 많은 인간생활이라서 그런 듯 하다.
덜 소중하다는 비교을 무시하고 발만 따져본다면 실생활에 뗄 수 없는 것이 발이기도 하다. 훌륭한 이의 삶은 발자취, 반가움은 버선발, 비참한 인생은 거지발싸개, 거짓말은 오리발, 실책은 헛발, 대인관계는 마당발, 옴쭉달싹 못할 상황은 발목을 잡혔을 때, 변심한 애인이 걸려야 할 저주의 질환은 발병, 다급함에는 손짓만이 아니라 발짓이 더해져야 하고, 성장에는 발판이 필요하다. 적극성은 맨발이며 절박함은 발버둥, 책임회피는 발뺌, 최초의 시도는 첫발이다.

이처럼 생황에 밀접하고 소중한 발이다보니 발씨 성들도 많다. 당장 생각나는 이만 해도 소설가 '발자크', 영화배우 '발 킬머', '주윤발' 도 있잖은가? 발레리나도 워낙 발이 중요해서 그런 이름이 나왔다는 어둠의 전설도 있다...

...는 것은 뻥이고, 여하튼 그럼에도 다리에 대한 중요성이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물론 일각에서는 다리의 소중함을 무시하여 '발가락/발뒤꿈치/ 발바닥'의 때를 가장 더러운 상징으로 사용하거나 거만함을 보일 때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무식한 놈들이다.

각설하고, 다리 스스로가 주체적이지 못하므로 어떤 사람의 몸에 달려 있느냐에 따라 수동적으로 천차만별한 인생을 산다. 어떤 이는 다리가 길어서 전혀 슬프지 않은 주목을 받고, 어떤 이는 다리가 잘려 수 십년째 고름만 짜내고 있다. 어떤 이는 발의 끔찍함이 영광이 되고, 어떤 이는 관습으로 발을 옭아맨채 살아간다. 때로는 다리가 없어도 있는 사람보다 더 놀라운 적응과 변화를 보여주는 이도 있다.

누구의 몸을 지탱하던 다리냐에 따라 각기 다른 대접을 받는 다리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도 다리는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저 신체 중 일부인 다리도 소중한데 다른 것들은 오죽하랴. 당연히 내 발뒤꿈치가 소중하듯 네 발뒤꿈치도 소중하다. 이것만 잊지 않아도 세상의 평화는 반쯤 이루어질텐데.

2005. 10. 15.
주 모씨.

by 쥬피터 | 2005/10/15 22:54 | 만화말고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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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흣튼혜음 at 2005/10/15 23:28
아름다운 글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유젠 at 2005/10/16 05:38
...흠...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10/16 11:53
흣튼 님/아름다운 글이라는 말씀은 처음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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