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04일
청계천, 나름대로 통한 꽁수
연휴 내내 컴퓨터와 자판, 스캐너와 만화책들로 범벅이 된 방콕 생활에 대해 자식들이 쿠테타를 일으켰다.
이를 무마하기 위한 꽁수로 청계천 나들이를 시도했다.
아뿔싸,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시민 걷기 대회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청계천이 무슨 집회 장소로 설계된 것도 아니니 이동로는 좁으면 한 사람. 넓으면 세 사람, 그리고 중간 중간 광장틱한 공간이 있으니 자연히 종대 대형으로 줄줄이 사탕이다.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과 물따라 내려가는 사람, 천변을 따라 걷는 사람과 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 돌다리는 반드시 건너야 하는 것으로 아는지 양쪽이 마치 대치 중인 군사마냥 호시탐탐 꼬리를 자르고 건너 가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어둡고 음습하게 덮여진 개천이 다시 청계천으로 드러난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어쨌든 다들 즐거워 한다. 난간으로 떨어져 죽은 사람과 어디론가 흩어졌을 상인들의 이야기보다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웃는 아이들 소리가 더 크다.
흐르는 물이 억눌린 아우성들을 흘려 보낸다.
여하튼 청계천을 찾을 여성이 조심할 것 한 가지를 전한다.
흐흐~
청계천에는 열 몇개의 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광통교와 세운교를 조심하시라.
광통교는 오래된 석조 건물에서 나온 돌로 재구성한 다리인데 그 돌 틈새로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그 다리 위로 사람들이 편하게 오간다. 그러니 다리 아래에서 하늘만 보이겠느뇨? 지나는 사람도 보이지.
틈새가 1cm 이하이므로 '순간포착성 훔쳐보기'를 노리는 변태가 혹여 자리잡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치마입은 여성들은 조심하시라.
세운교는 다리 중간 바닥이 유리로 깔려 있다. '어머! 바닥이 유리야?'라고 감탄하고 폴짝거릴 때가 아니다.
이건 폭이 40cm 정도 되고 길이가 수 m 되는 유리바닥이니 '동영상 용량의 훔쳐보기'가 가능한 다리이다. 그러니 감탄보다는 패션에 주의하시라.
도로와 개천을 이어주는 계단은 2인 또는 3인이 오르 내릴 수 있는 넓이인데 주로 발디딤 판자로만 계단이 구성되어 있어 개천 옆 산책로를 걷는 이들은 계단을 오르 내리는 사람들을 85도 각도까지 올려다 보게 된다.
두발 모듬뛰기로 오르 내리지 않고 두발 번갈아 내딛기 방식이니 자연히 두 발 사이의 거리는 가깝거나 멀거나를 반복한다. 계단 아래 쪽으로 배회하는 변태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두발 모듬뛰기'를 권한다.
청계천에서 본 아주 소소한 틈새이다. 이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니까 아이가 신발을 내밀어 보인다.
오늘 청계상가에 아는 신발집에 들려 운동화를 네 켤레나 샀다. 그저 산책으로 떼우려던 연휴 꽁수에 없었던 신발 구입이다. 딸 아이의 신발끈을 매다가 장난하느라 '즐' 형태로 끈을 매 줬다. 그 신발을 아빠 쪽으로 살짝 내밀더니 까딱까딱 거린다. 첨엔 무심결이었지만 나도 짱구나 아니니 그 바디 랭귀지가 '아빠, 즐!'이라는 것을 어찌 모르랴.
하지만 옆에 있던 또래 친구들에게 그 신발 매듭을 보여주고 지들끼리 키득거린다. 잠시 후 그 또래 아이들이 자기들 아빠에게 조른다. '나도 즐 매줘!!!!'
'뭔 매듭?'이라고 반문하던 아빠들 여럿 다치고 그들도 내게 째리는 눈빛을 보낸다.
오늘 청계 산책은 이런 곡절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는 꽁수가 통한 하루다.
2005. 10. 4.
점점 초등생 자식들 수준과 차이를 발견할 수 없는 주 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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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계단에 대해 고민한 것이 아닌가 보다.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1&n=200702060067
2007. 2월.
울덴버그 조형물이 영 맘에 안 드는 주 모씨.
이를 무마하기 위한 꽁수로 청계천 나들이를 시도했다.
아뿔싸,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시민 걷기 대회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청계천이 무슨 집회 장소로 설계된 것도 아니니 이동로는 좁으면 한 사람. 넓으면 세 사람, 그리고 중간 중간 광장틱한 공간이 있으니 자연히 종대 대형으로 줄줄이 사탕이다.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과 물따라 내려가는 사람, 천변을 따라 걷는 사람과 도로를 따라 걷는 사람, 돌다리는 반드시 건너야 하는 것으로 아는지 양쪽이 마치 대치 중인 군사마냥 호시탐탐 꼬리를 자르고 건너 가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어둡고 음습하게 덮여진 개천이 다시 청계천으로 드러난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어쨌든 다들 즐거워 한다. 난간으로 떨어져 죽은 사람과 어디론가 흩어졌을 상인들의 이야기보다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웃는 아이들 소리가 더 크다.
흐르는 물이 억눌린 아우성들을 흘려 보낸다.
여하튼 청계천을 찾을 여성이 조심할 것 한 가지를 전한다.
흐흐~
청계천에는 열 몇개의 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광통교와 세운교를 조심하시라.
광통교는 오래된 석조 건물에서 나온 돌로 재구성한 다리인데 그 돌 틈새로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그 다리 위로 사람들이 편하게 오간다. 그러니 다리 아래에서 하늘만 보이겠느뇨? 지나는 사람도 보이지.
틈새가 1cm 이하이므로 '순간포착성 훔쳐보기'를 노리는 변태가 혹여 자리잡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치마입은 여성들은 조심하시라.
세운교는 다리 중간 바닥이 유리로 깔려 있다. '어머! 바닥이 유리야?'라고 감탄하고 폴짝거릴 때가 아니다.
이건 폭이 40cm 정도 되고 길이가 수 m 되는 유리바닥이니 '동영상 용량의 훔쳐보기'가 가능한 다리이다. 그러니 감탄보다는 패션에 주의하시라.
도로와 개천을 이어주는 계단은 2인 또는 3인이 오르 내릴 수 있는 넓이인데 주로 발디딤 판자로만 계단이 구성되어 있어 개천 옆 산책로를 걷는 이들은 계단을 오르 내리는 사람들을 85도 각도까지 올려다 보게 된다.
두발 모듬뛰기로 오르 내리지 않고 두발 번갈아 내딛기 방식이니 자연히 두 발 사이의 거리는 가깝거나 멀거나를 반복한다. 계단 아래 쪽으로 배회하는 변태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두발 모듬뛰기'를 권한다.
청계천에서 본 아주 소소한 틈새이다. 이 이야기를 딸에게 들려주니까 아이가 신발을 내밀어 보인다.
오늘 청계상가에 아는 신발집에 들려 운동화를 네 켤레나 샀다. 그저 산책으로 떼우려던 연휴 꽁수에 없었던 신발 구입이다. 딸 아이의 신발끈을 매다가 장난하느라 '즐' 형태로 끈을 매 줬다. 그 신발을 아빠 쪽으로 살짝 내밀더니 까딱까딱 거린다. 첨엔 무심결이었지만 나도 짱구나 아니니 그 바디 랭귀지가 '아빠, 즐!'이라는 것을 어찌 모르랴.
하지만 옆에 있던 또래 친구들에게 그 신발 매듭을 보여주고 지들끼리 키득거린다. 잠시 후 그 또래 아이들이 자기들 아빠에게 조른다. '나도 즐 매줘!!!!'
'뭔 매듭?'이라고 반문하던 아빠들 여럿 다치고 그들도 내게 째리는 눈빛을 보낸다.
오늘 청계 산책은 이런 곡절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는 꽁수가 통한 하루다.
2005. 10. 4.
점점 초등생 자식들 수준과 차이를 발견할 수 없는 주 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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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계단에 대해 고민한 것이 아닌가 보다.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1&n=200702060067
2007. 2월.
울덴버그 조형물이 영 맘에 안 드는 주 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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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5/10/04 04:47 | 중얼중얼 잡설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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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언제 청계천 가보긴 해야 하겠네요. 다들 가니까 가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다녀온 어머니와 언니 왈 - 사람 바다-
그래서 이번엔 'OTL' 매듭을 매 줄까 고민 중입니다...
청계천하면 공사하기전에 열심히 반대운동을 하다가 포크레인에 다리가 으스러진 아줌마와 쭈글쭈글한손으로 눈물을 훔친 할아버지가 생각나네요;;
말장난 그치고... 청계 '공사'라... 아주 핵심을 잘 잡고 계시네요. 검색을 쭉 해 보면 이번 '공사'를 두고 '복원'이라고 타이틀을 붙여주고 있는데요, 사실 복원 개념에 이번 '공사'를 포함하기에는 모자람이 크지요. 원래 개천이었던 것이 시멘트로 막히고 그것을 뜯어 냈으니 '복원'이라 우길 수도 있지만요.
원래 청계천은 개천이었는데 지금의 보수공사가 예전 개천을 복원한 것이 아니라 하천 정비사업에 가깝지요. 이런 정비 사업은 조선시대와 일제시대, 그리고 복개, 그리고 현재까지 여러번 있었구요. 그런 의미에서 '청계 공사'라는 표현은 참 적확한 표현이네요. 음...
'즐' 운동화끈 매는거 해봐야겠네요. ^^ 좋은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