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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언론] 확산과 갈무리(5)

(만화인 쪽으로 등짝을 밀기로 했으니 원 글인 박 교수의 네이버가 아니라 만화인의 답글새로운 등짝밀기 글에 이어 올립니다.)

이야기가 무크지라는 특정 매체 구상에서 한국 만화판을 뒤엎는 전방위 대안 논의로 확산되어 어느 정도의 갈무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갈무리 이전에 잠시 대안 중 하나로 나온 출판쿼터제권역별 만화전문서점에 대한 것을 조금 다루겠습니다. 다른 대안의 전체적 그림은 제가 만화판에 주문했던 내용과 별 차이가 없으므로 넘어갑니다. 현재 우리 만화의 출판을 독려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한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저는 모색되는 대안들이 현실을 포함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래야 실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만화 출판 쿼터제
‘출판사는 회사’입니다. 출판사(실제 의미는 메이저 3사에 편중)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지 ‘한국만화 살리기’ 같은 방향이 경영 목표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만화, 특히 출판만화 상품의 대상(우리 것과 외국 것)을 강제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만화를 죽어도 계속 출판하겠다’는 의지가 회사 경영진에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좀 더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서대여권이 일괄 적용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해당 출판사의 뒷이야기는 ‘만화 출판 못 하겠네’였지만 그 말의 실제 의미는 ‘안 하겠다’였습니다. 출판쿼터제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더 격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만 도서대여권처럼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았기에 그 격렬한 반응이 일반인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게다가 관련 세미나에서 늘 출판사는 일본만화 비중을 줄여 나갈 것이라는 원론적이고 고무적인 입장 발표를 거듭한 것도 실제적 반응을 감춰 주기도 했습니다.
출판사의 입장은 그것이 망가이든 달나라 만화이든 많이 팔릴 만화가 좋은 만화일 뿐입니다. 좋은 만화란 상업적인 수익이 확실한 만화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일본만화와 우리만화의 구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판쿼터제의 과감한 도입에 ‘출판사가 한국만화발전에 빚진 것이 있으니 이제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인, 너무나 우리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적 입장에 치우친 발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출판쿼터제가 우리 만화를 위한 분명하고도 직접적인 대안이라고 해도 병행 조건이 고려되어야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스크린 쿼터제가 오늘의 한국영화 시장 형성에 기여했는데 쿼터제와 좋은 영화의 창작이 서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먼저냐는 것은 입장에 따라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두 가지의 시너지 효과였다는 것입니다. 만화도 다르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출판쿼터제는 좋은 우리만화의 창작이 활발해지고 대형 히트작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결국 현실에서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면 병행 조건의 개선과 점진적인 도입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출판사의 참여를 구현하리라 봅니다. 물론 우리 만화가 일본만화보다 더 좋고 상업적인 이익을 준다면 쿼터제 논의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지만 현실에서 이 논의가 나오는 원론적 배경은 일본만화가 손쉽게 돈을 벌어준다는 시장구조와 출판사의 역량 문제입니다. 원론은 그대로인데 결과를 바꾸라는 제도 도입은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소모전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고려한 출판쿼터제 도입 방안으로 논의점을 찾았으면 합니다.

2. 권역별 만화전문점
이 건은 계간만화에 기고했던 관련 글을 먼저 참고 바랍니다. 박 교수가 지적한 두 가지 현실 제약이 있으므로 결국 만화전문점을 개설하려면 기존의 총판과 대여시장을 이용하려는 제안을 출판사에 던졌습니다. 현실적 제한에 대한 사례는 두고보자 자유게시판에서 '청풍잡지'란 분이 올린 글도 참조가 됩니다.
기존 총판은 소매서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목적이야 총판도매상으로 대여점에 공급하고 또 소매공간에서 지역의 일반 독자에게도 팔려는 목적이었습니다만 현실에서 소매 판매는 거의 미미하게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러니 유지비와 투자비가 들어가는 총판의 소매 공간은 점점 창고형태로 전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소매공간이 있는 것은 출판사의 담보 요구 때문입니다. 출판사가 지역 총판을 선정할 때 현금으로 모든 보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총판의 소매공간 임대 보증금을 담보로 설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매 공간이 없는 지역 총판에게 출판사는 거래를 제한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문제는 권역이든 역세권이든 서점이 생길만한 지역에 개설하고자 하면 출판사가 직접 책을 주지 못하는 황당한 시장입니다. 지적하신대로 서점 개설자가 출판사에 거래를 개설하려고 하면 지역 총판으로부터 책을 받으라고 합니다. 아무리 지역 서점이 대여점용 단행본보다 서점용 단행본 위주로 구성하여 서로 무관하다고 해도 일단 반대하고 봅니다. 그래서 총판에 그 구성을 설명하니 총판의 답변은 외무가 반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외무란 만화방과 대여점에 책을 공금해 주는 개인영업자들인데 이들의 입장에서 한 거래처라도 자신과 거래를 끊고 지역서점에서 책을 일부라도 구입할까봐 반대하는 것입니다. 물론 바보같은 인식이지만 이 시장의 상황은 별개의 유통문제로 길게 써야할 현실이므로 이 정도로 정리합니다.
다만 현실이 그렇다면 어떻게 전문서점을 열 것인가에 대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반대 입장을 참여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대원출판사와 이 문제를 올 초에도 정리했었는데 그 방식은 이렇습니다. 기존 총판의 소매공간과 지역의 만화방이나 대여점 업소의 공동 참여로 만화전문서점 창업을 출판사와 유통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소매 공간을 임대하지 않을 수 없는 총판의 하드웨어와 사양업종의 대여시장에서 판매서점 운영자로 전업하려는 이들을 묶어 각 지역별로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만화를 살 곳이 충분해야 한다’는 기본 조건(아래 사족 참고)에 충족하고 기존 지역 유통의 반발을 이해로 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원과 공동으로 구상 중입니다. 이 구상도 좀 더 시일이 지나면 더 괜찮은 방식으로 가다듬어 질 것이고 그에 따라 권역별 전문서점 개설도 현실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두 가지 대안에 대한 논의 참여는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다시 초기 논의로 돌아가 무크지의 구성을 어찌할 것인가라는 새 글에 대해서 등짝을 허용합니다. 우선 무크지가 만화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것은 자본의 유입을 위한 구상이기도 했으나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라는 것이 월등한 이유였습니다. 그것이 현재의 정보들이 담고 있는 서지정보나 현학적으로 꼬인 만화평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화를 사서 볼 생각이 불끈 치밀어 오를 정도’의 심화정보, ‘만화 볼 것이 없다’는 2비트 독자들에게 ‘이런 만화가 있었다니’하고 턱이 탈골될 정도로 개안의 충격을 줄 내용이 담겼으면 합니다. 그리고 만화 정보 이외에 원래 무크지가 담고자 했던 매 호 특정 컨셉에 대한 집중이나 대안매체라는 정체성을 채우기 위한 만화계의 시각을 발표하는 공간,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에 따라서 선별 게재되는 형식이 고려되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내일 모 매체 편집회의에서 이번 논의와 연관되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리라 봅니다. 생산적 논의란 정말 즐거운 시간입니다.

(사족)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만화산업에 필요한 대원칙은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1. 좋은 만화(작품성이든 대박작이든)가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2. 그 만화들의 출간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
3. 그 만화들을 사기가 쉬울 것.
늘 이 세 가지 간단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만화판을 보다보면 각종 구상들이 나오게 된다. 다만 어느 입장의 손만 들거나 다른 입장의 몰락을 전제로 한 것은 개인적으로 제외하는 편이다. 그럴 위치도 아닐 뿐더러 개인적 성향과도 맞지 않는다.

2005. 7. 6.
주 모씨.

by 쥬피터 | 2005/07/06 18:38 | 중얼중얼 잡설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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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hhh at 2005/07/09 21:16

제목 : 만화정보,이론,소식지 제작을 위한 실제적인 레이아웃
박인하, 서찬휘님과 다른 분들의 논의는 첫 글 부터 주의깊게 읽어오고 있습니다. 재구독 이벤트랑 이것 저것 처리하느라 좀 경황이 없어서 좀 늦은 것 양해해주시구요. 좋은 의견들 많이 읽었고 정리된 부분과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기존의 논의를 받쳐주고 현실성을 검토해본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상업적인 만화월간지를 제작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움 될만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군요. 해서 ... 내용기획, 필자섭외, 투자자 유혹 방안 같은 것은 일단 제쳐두고 '실제로 만들자면' 어떤 모양새가 되겠고 제작프로세스......more

Commented by YaWaRa군 at 2005/07/07 09:37
형님말씀이 맞지요. 박교수님 참 알만한 분이실텐데....boich같은 논조를 펼치시네요. 현실과 이상은 틀립니다. 이미 애니메이션 쿼터제한다고 대중들이 한국 애니메이션 보는 것이 아니듯이, 만화쪽은 현재 시행하면 더욱 더 처참해진 결과만 있을 뿐입니다. 뭐 저도 대안없이 떠드는건 마찬가지지만, 요는 대중들이 만화를 돈주고 살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그런 문화의 형성없이 제도와 시스템만 만들면 만사형통일리가 없습니다. 저보다 더 잘아시는 분들이 이런 말씀하시면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07/07 17:51
애정+현실구조 이해+구체화 과정이 버무려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 문화형성도 물론 병행 조건일테고. 즉, 간단치 않은 문제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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