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7월 05일
쉬운 글, 어려운 글.
만화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는데 그 제목을 뭐라고 할까 고민하게 된다. 제목은 사진을 박아 넣는것 만큼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번에는 편집부와 회의 중 결국 '만끽'이란 제목을 달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것이 아는 모임의 술자리 구호라는 것이다. 뭐 만화를 만끽하자는 정도의 뉘앙스지만, 만화와 끽연자들의 모임이라서 그런 거라고 누군가는 어필하기도 했다.
여하튼 이런 까닭에 '만끽' 제목의 사용료는 술 한 주전자로 대치하게 될 듯하다.
글을 어렵게 쓴다는 것은 쉽지만, 쉽게 쓴다는 것은 어렵다. 가장 어렵다. 완전히 이해한 내용이라면 당연히 설명이 쉬운 것이고 자기도 어설프게 아는 글은 남이 한 이야기를 그저 정리하거나 옮기면서 어려운 말로 꼬이게 된다. 아니면 모른다는 것을 가리기 위해 어려운 용어를 마구마구 날리게 된다.
글을 어른에게 쓴다는 것은 쉽지만 비교적 어린 독자를 대상으로 쓰는 것도 어렵다. 어른 혹은 필자보다 성숙한 이들을 대상으로 쓸 때는 조금 어렵게 써도 당연히 이해를 하니까 편하게 글이 나갈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쉽게 써야한다는 이유의 연장선에서 역시 어렵다. 게다가 당연히 경어로 쓰게되는 어린이용 글이 그렇다. '~하였어요'라는 문투는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다. 손에 익기는 '~했다'거나 '~이다'가 무난하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글 청탁자 측에서 '내용이 이슈가 되고 뭔가 교훈적이며 날카롭고 정보성을 담보하고 그럼에도 재미가 철철 넘치고 비쥬얼 하게 써 주시면 됩니다'라고 숨도 안쉬고 장풍을 날리기도 한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요구가 없는 것이 어렵지 나열된 요구라면 그 부분을 신경쓰면 될 일이다. 다만 요구가 많으니 지적도 많은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 피곤할 수는 있다.
이런 까닭에 가장 쉬운 글은 연구보고서나 리포트 같이 딱 떨어지는 형식들이다. 현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실태 자료를 조사하고 다른 선행 사례를 비교하여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반적 순서를 주제에 맞게 변형하거나 심화하면 된다. 이런 경우 의도적인 데이터 조작이나 문제 왜곡, 엉뚱한 대안으로의 유인을 하지 않으면 좋은 내용이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의도적일 때 문제이지 원래의 글 작성에 어려움은 없다.
결론적으로 가장 쉬워보이지만 가장 어렵게 느끼는 글쓰기는 당연히 '시'이다. 시인의 한 줄이 연구 보고서의 한 줄보다 절대적으로 월등한 글일 수는 없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시의 한 줄이 더 무게감을 지닌다.
오늘도 모니터에는 잔 먼지가 스치운다(?)
2005. 7. 5.
정확히 10초 뒤, 술자리로 튀어나갈 주 모씨.
이번에는 편집부와 회의 중 결국 '만끽'이란 제목을 달기로 했는데 문제는 이것이 아는 모임의 술자리 구호라는 것이다. 뭐 만화를 만끽하자는 정도의 뉘앙스지만, 만화와 끽연자들의 모임이라서 그런 거라고 누군가는 어필하기도 했다.
여하튼 이런 까닭에 '만끽' 제목의 사용료는 술 한 주전자로 대치하게 될 듯하다.
글을 어렵게 쓴다는 것은 쉽지만, 쉽게 쓴다는 것은 어렵다. 가장 어렵다. 완전히 이해한 내용이라면 당연히 설명이 쉬운 것이고 자기도 어설프게 아는 글은 남이 한 이야기를 그저 정리하거나 옮기면서 어려운 말로 꼬이게 된다. 아니면 모른다는 것을 가리기 위해 어려운 용어를 마구마구 날리게 된다.
글을 어른에게 쓴다는 것은 쉽지만 비교적 어린 독자를 대상으로 쓰는 것도 어렵다. 어른 혹은 필자보다 성숙한 이들을 대상으로 쓸 때는 조금 어렵게 써도 당연히 이해를 하니까 편하게 글이 나갈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쉽게 써야한다는 이유의 연장선에서 역시 어렵다. 게다가 당연히 경어로 쓰게되는 어린이용 글이 그렇다. '~하였어요'라는 문투는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다. 손에 익기는 '~했다'거나 '~이다'가 무난하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글 청탁자 측에서 '내용이 이슈가 되고 뭔가 교훈적이며 날카롭고 정보성을 담보하고 그럼에도 재미가 철철 넘치고 비쥬얼 하게 써 주시면 됩니다'라고 숨도 안쉬고 장풍을 날리기도 한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것은 아니다. 요구가 없는 것이 어렵지 나열된 요구라면 그 부분을 신경쓰면 될 일이다. 다만 요구가 많으니 지적도 많은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 피곤할 수는 있다.
이런 까닭에 가장 쉬운 글은 연구보고서나 리포트 같이 딱 떨어지는 형식들이다. 현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실태 자료를 조사하고 다른 선행 사례를 비교하여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반적 순서를 주제에 맞게 변형하거나 심화하면 된다. 이런 경우 의도적인 데이터 조작이나 문제 왜곡, 엉뚱한 대안으로의 유인을 하지 않으면 좋은 내용이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의도적일 때 문제이지 원래의 글 작성에 어려움은 없다.
결론적으로 가장 쉬워보이지만 가장 어렵게 느끼는 글쓰기는 당연히 '시'이다. 시인의 한 줄이 연구 보고서의 한 줄보다 절대적으로 월등한 글일 수는 없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시의 한 줄이 더 무게감을 지닌다.
오늘도 모니터에는 잔 먼지가 스치운다(?)
2005. 7. 5.
정확히 10초 뒤, 술자리로 튀어나갈 주 모씨.
# by | 2005/07/05 19:25 | 사적만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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