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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작가를 졸지에 그림 기술자로.

먼저 이 기사를 보시고.


이 기사가 왜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홍은영 작가가 주식회사도 아닌 몇 사람의 직원이 있는 조그만 출판사와 학습만화를 내기로 한다. 그런데 대박을 쳤고 돈이 왕창 몰리는 상황이 되자 삐걱 거리기 시작한다.
천 만부 팔고 '500만부 팔았다'고 속인다. 서점 업계에서는 '천만부가 뭐냐. 이 천만부는 팔렸을텐데'라며 손사레를 친다.
그래서 사간 사람을 물어 물어 조사를 따로 해서 장부랑 맞춰 보니 엄청 더 팔았고 그 증거물들을 수거하느라 난리 쳤다.
그래서 집계된 판매가 천 백만 부 수준. 물론 못 찾은게 더 있을 확률은 100%. 그런데 법은 피해자가 증거로 제시한 분량만 인정해 준다. 확인된 추가 판매물증을 인세로 환산하여 35억에 쫑 쳤다. 그에 더하여 작가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 지고 중국에 수출되어 판권 계약 추진되고 2차 저작물이 이것 저것 만들어 지고 생 난리 블루스다. 당연히 법정 송사로 치닫는다. 결과는 작가에게 사기친 것이 확인된 인세 지불하고 나머지 이득은 아직 회사가 돈 못 번거라고 하니 작가가 참고 다른 저작물들은 계약에 주기로 했으니 작가는 그만 셧 업! 하라는 식으로 정리된다.

그런데 이 때부터 만화작가를 그림쟁이로 모는 계획이 시도된다. 원작은 '블리치'란 사람이 따로 있고 출판사가 기획하고 홍 작가는 그냥 시키는 대로 그림만 그렸다고 몰아 버린다. 이것이 겨냥하는 꼼수는 그림 작가이니 다른 사람으로 대치해서 그 만화를 계속 낼 수 있다는 논리. 그런데 계약서에는 버젓이 작가에게 창작자로서의 기본적인 모든 책임을 강제하고 있다. 그런데 무슨 그림작가란 것이람? 결국 18권에서 중단된 만화는 당당하게도 다른 그림 작가(?)의 손을 거쳐 19권이 출시.

그러더니 오늘 이 기사까지 나왔다. 처음 참여한 만화작가의 이름은 어느 구석탱이에도 없이 잘도 개봉된다. 게다가 미래의 꿈나무로 바르게 자라야 할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이란다. 캐릭터 상품이나 티셔츠도 선물로 준단다. TV판 만화영화의 2차 저작물 논쟁은 물 건너 가고 이제는 극장판이라는 또 다른 창작물이 되 버렸다. 법적으로 송사가 일단락 됐고 작가가 다른 곳으로 눈 돌렸으니 뭐 문제될 것은 별로 없을 터이다. 그렇지만 틀린 것은 틀린 것.
(참고로 '틀리다'의 반대 개념은 '옳다'이다.)


2005. 6. 3.
주 모씨.

by 쥬피터 | 2005/06/03 02:31 | 만화의 권리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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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월야 at 2005/06/03 02:41
에효. 그림 기술자가 필요하면 왜 만화가를 필요로 하는건지.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06/03 05:10
만화가를 필요로 하다가 돈 더 챙기려고 그림직원이라고 몰아 버린... 처참한 사례죠.
Commented by 오즈 at 2005/06/03 13:33
그림직원이라...후우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5/06/03 15:35
회사 측 표현으론 '그림작가'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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