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6월 01일
알고 갑시다-한국만화안보기 운동?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 비하인드 스토리
최근 대여 업계의 움직임 하나가 만화 대여권 논의의 꺼져 가는 불씨를 다시 보게 한다. [대여권 도입 반대 서명]이지만 그보다는 성명 조항 중에 있는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이 더 주목 받는 움직임이다.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은 들어 봤어도 ‘한국만화 안보기 운동’이라니 이건 아예 맞불 작전으로 보인다. 합리성에 근거한 합의 방향이 부진한 상황에서 어쩌면 이런 ‘염장 지르기’ 방향이 오히려 대여권 논란의 종결을 앞당기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수단’에 관한 ‘일반적 평가’이고, 이번 움직임에 대한 개별적 ‘각론’으로 들어가자면, 취할 수 있든 수단으로 보기엔 실투(失投)에 가깝다.
우선 이 난감한 ‘성명서’라는 것이 나오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해 봤다. 물론 필자는 해당 단체의 관계자가 아니기에 사실은 그와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가 참여하고 관여한 사실 관계만 정리해 봤다.
2004년 2월 26-27일
[만화저작권 보호를 위한 세미나]
이희두 교수의 ‘만화 대여권 도입의 산업적 영향’ 연구 보고서 발표.
2004년 3월 16일
저작권법 전면 개정을 위한 각계의 의견 수렴 결과를 문화관광부에서 발표.
만화계의 관심은 ‘출판협회’가 제출한 ‘전체 도서에 대여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음.
2004년 3월 18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의 사업결과 ‘보고 간담회(1차)’가 문화관광부에서 실시됨.
이 자리에서 출판협회가 제기한 ‘대여권 도입’ 관련 의견에 대하여 만화계의 독자적 의견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참여 단체는 이에 공감함.
독자적 의견의 방향은 ‘전체 도서의 적용으로 출판만화 전체가 대여권에 포함될 경우, 출판만화산업의 붕괴가 우려되며, 이러한 만화산업의 단계적 보호와 발전을 위해 별도의 적용을 요구’하는 개념이었음. 독자적 의견 제출이 없을 경우, "도서정가제"의 경우처럼 만화계의 산업과 시장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법개정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임.
이를 위해 만화계에서 추진 중인 구체적 사안을 근거로 제시하기 위해 그간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이 이끌어 낸 합의 중 하나인 "판매 전용만화의 유통 도입"을 구체화하기로 함.
구체화 조건으로 작가단체는 판매 전용만화의 시범 도입에 참여할 작가를 20명 내외로 모집하고, 출판사는 주요 출판사(6개 사)의 개별 의견을 밝히기로 함.
이와 동시에 대여 시장은 판매전용 만화의 도입에 참여할 업소를 밝히기로 했고 그에 따라 대여시장은 참여업소에 대한 서명 작업을 추진키로 함.
2004년 4월 15일
1.
대여시장에서 일정 부분 업소를 대변하는 단체들에게 위 내용을 회람시키고 참여 의사를 확인함.
그 대상 단체는 ‘전국만화방연합회’, ‘전국도서대여점협회’, ‘한국문화콘텐츠대여업협회’,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 ‘비디오샾 오너들의 모임’, ‘도서대여점 주인들의 공감대’ 등이었음.
회람 대상 단체들 중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이하 ‘영유협’)를 제외한 여타 단체들은 ‘저작권의 기본 개념에 동의하고 저작권자와 대여시장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의 시범 도입을 동의’했음.
2.
같은 날 오후, ‘판매전용 만화의 시범 도입’이 전체 대여권 도입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은 유일 단체인 ‘영유협’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과 별개로 청와대, 문화관광부, 콘진 등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음. 이 주장은 2003년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개최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 간담회에 1회 참석한 영유협 관계자의 주장에서 이미 제기되어 있었음.
그러나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을 후원하고 참여한 문관부와 콘진에게 필자가 개별적으로 질의 확인했지만 그와 관계된 내용 답변이 없었음. ‘청와대’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이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없었기에 그 부분은 확인 못했고, 단지 사이버 청와대 홈페이지에 질의 내용을 1건 확인 할 수 있었음.
3.
영유협은 이런 배경에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과 별개의 ‘대여권 도입 반대 서명’을 기획하고 있으니 ‘판매 전용만화 도입방안’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함.
4.
당일 오후에 해당 협회의 공지 게시판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게시됨.
http://www.kvrda.co.kr/index.jsp?pcontent=NOTICECONTENT&num=521&depth=0&pos=7&hNum=1
[도서(만화) 저작권료 징수 반대 서명운동 실시]
2004년 5월 28일
[만화대여권 법제화 반대 서명운동] 공지됨.
http://www.kvrda.co.kr/index.jsp?pcontent=NOTICECONTENT&num=562&depth=0&pos=2&hNum=1
2004년 6월 즈음.
성명서 자체의 일반적 주장을 상회하는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이라는 문장은 충분히 도발적이다.
1990년에 설립된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는 그 설립 취지가 ‘음반, 비디오물 유통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율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하여 문화 생활향상 및 정서문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한 단체이다.
이 단체가 언제부터 도서와 만화문화에 관여한 것인지는 정확치 않으나, 현 시장 구조에서 비디오 대여점이 만화대여점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그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므로 자연스런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시장 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만화산업 침체의 다양한 해법이 논의되는 현실에서 대여권 문제를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으로 확대하는 것은 같은 시장의 입장에서 무리수라고 판단된다. 독자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시장에서 책임있는 사단법인 단체이기 때문에 "성명"과 "운동 방향"은 공적인 것이 된다.
대여권이나 저작권에 결부된 시장 문제는 그 목적과 방향이 "광의"로는 만화문화와 만화산업의 활성화이고 "협의"로는 한국만화산업과 한국만화문화의 활성화이다. 또한 "정서나 감정의 측면"에서는 우리 만화(한국작가의 작품)의 활로를 찾자는 것이고, 그 결과는 저작권자와 만화계가 공생하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결국 수단에 근거한 입장(대응방식이거나 전술적 측면)의 차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차이가 "기본 방향" 혹은 "본질"을 흔드는 모양으로 변질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은 본질적인 부분이다.
아주 속물스럽게 본다면, 이 놀라운(?) 운동의 긍정적 기능이 없지는 않다. 지지부진하고 논쟁 단계에서 소멸되어 가는 대여권 논의를 촉발시키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측면이다.
이성적인 간담회나 세미나, 혹은 합의가 지지부진하다면 이런 방식의 ‘불 지르기’도 반가울 때가 있다. 그 반가움의 의미가 순수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제한들
1.
통계와 설문은 학문적 분야이다. 서명 양식을 보지 못한 상태임을 전제로 당부하건데 반대 서명을 한다면 객관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대여독자에게 ‘앞으로 만화는 사서 봐야 한다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고 설문하는 방식은 의도적 설문에 해당한다. 이는 "대여점 때문에 한국 만화가가 죽어 간다는데 당신은 대여점을 계속 이용할 것입니까?"라고 묻는 네티즌 설문도 동일한 의도적 설문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러한 집계 자료는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최소한 ‘만화대여’라는 전반적인 의미와 현실의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야 그 집계 결과가 공신력이 있고 의미있는 데이터가 된다.
2.
이번 성명과 관련하여, 대여권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의 일반적 오류를 지적한다. 즉, 대여권 법 개정이나 논의 진행 방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족은 적절한 반응의 상궤를 벗어나게 한다. 2003년의 ‘연내 대여권 법 통과’나 2004년의 ‘최신만화 대여 불가’ 등의 신문기사가 좋은 예이다. 이 언론 보도는 "사실"이지만 "진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만화계에서는 당장 ‘전체 만화’가 그렇게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불타 오르는 대응을 하기도 했다.
향후 만화계의 작가단체, 출판단체, 유통단체, 대여시장단체, 독자단체들은 정말 관심과 애정이 만화에 있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이 각자 움직임의 근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저 가끔 보도되는 기사와 ‘카더라’ 통신에 의한다면,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단체 행동으로 결국 만화를 살리자는 의도가 만화를 죽이는 행위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 만화계, 특히 주류라고 자칭 타칭 회자되는 출판만화계는 그러한 작은 행동에도 타격을 받을 만큼 체질적으로 약화되어 있다. 그 출판 만화계에 만화작가, 출판사, 유통, 시장, 독자가 모두 발을 담그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애정이 있다면, 그 대상이 잘 되도록 고민하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다. 그것을 만화에 적용한다면 ‘이것이 우리 만화계를 살리는 것인가, 죽이는 것인가’를 매순간 고민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매 순간 그 상대가 눈에 아른거리지 않는가?
2004. 6. 11.
주 모씨.
최근 대여 업계의 움직임 하나가 만화 대여권 논의의 꺼져 가는 불씨를 다시 보게 한다. [대여권 도입 반대 서명]이지만 그보다는 성명 조항 중에 있는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이 더 주목 받는 움직임이다.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은 들어 봤어도 ‘한국만화 안보기 운동’이라니 이건 아예 맞불 작전으로 보인다. 합리성에 근거한 합의 방향이 부진한 상황에서 어쩌면 이런 ‘염장 지르기’ 방향이 오히려 대여권 논란의 종결을 앞당기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수단’에 관한 ‘일반적 평가’이고, 이번 움직임에 대한 개별적 ‘각론’으로 들어가자면, 취할 수 있든 수단으로 보기엔 실투(失投)에 가깝다.
우선 이 난감한 ‘성명서’라는 것이 나오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해 봤다. 물론 필자는 해당 단체의 관계자가 아니기에 사실은 그와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가 참여하고 관여한 사실 관계만 정리해 봤다.
2004년 2월 26-27일
[만화저작권 보호를 위한 세미나]
이희두 교수의 ‘만화 대여권 도입의 산업적 영향’ 연구 보고서 발표.
2004년 3월 16일
저작권법 전면 개정을 위한 각계의 의견 수렴 결과를 문화관광부에서 발표.
만화계의 관심은 ‘출판협회’가 제출한 ‘전체 도서에 대여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음.
2004년 3월 18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의 사업결과 ‘보고 간담회(1차)’가 문화관광부에서 실시됨.
이 자리에서 출판협회가 제기한 ‘대여권 도입’ 관련 의견에 대하여 만화계의 독자적 의견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고 참여 단체는 이에 공감함.
독자적 의견의 방향은 ‘전체 도서의 적용으로 출판만화 전체가 대여권에 포함될 경우, 출판만화산업의 붕괴가 우려되며, 이러한 만화산업의 단계적 보호와 발전을 위해 별도의 적용을 요구’하는 개념이었음. 독자적 의견 제출이 없을 경우, "도서정가제"의 경우처럼 만화계의 산업과 시장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법개정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임.
이를 위해 만화계에서 추진 중인 구체적 사안을 근거로 제시하기 위해 그간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이 이끌어 낸 합의 중 하나인 "판매 전용만화의 유통 도입"을 구체화하기로 함.
구체화 조건으로 작가단체는 판매 전용만화의 시범 도입에 참여할 작가를 20명 내외로 모집하고, 출판사는 주요 출판사(6개 사)의 개별 의견을 밝히기로 함.
이와 동시에 대여 시장은 판매전용 만화의 도입에 참여할 업소를 밝히기로 했고 그에 따라 대여시장은 참여업소에 대한 서명 작업을 추진키로 함.
2004년 4월 15일
1.
대여시장에서 일정 부분 업소를 대변하는 단체들에게 위 내용을 회람시키고 참여 의사를 확인함.
그 대상 단체는 ‘전국만화방연합회’, ‘전국도서대여점협회’, ‘한국문화콘텐츠대여업협회’,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 ‘비디오샾 오너들의 모임’, ‘도서대여점 주인들의 공감대’ 등이었음.
회람 대상 단체들 중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이하 ‘영유협’)를 제외한 여타 단체들은 ‘저작권의 기본 개념에 동의하고 저작권자와 대여시장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의 시범 도입을 동의’했음.
2.
같은 날 오후, ‘판매전용 만화의 시범 도입’이 전체 대여권 도입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이유로 동의하지 않은 유일 단체인 ‘영유협’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과 별개로 청와대, 문화관광부, 콘진 등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음. 이 주장은 2003년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개최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 간담회에 1회 참석한 영유협 관계자의 주장에서 이미 제기되어 있었음.
그러나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을 후원하고 참여한 문관부와 콘진에게 필자가 개별적으로 질의 확인했지만 그와 관계된 내용 답변이 없었음. ‘청와대’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이 자리를 함께할 기회가 없었기에 그 부분은 확인 못했고, 단지 사이버 청와대 홈페이지에 질의 내용을 1건 확인 할 수 있었음.
3.
영유협은 이런 배경에서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과 별개의 ‘대여권 도입 반대 서명’을 기획하고 있으니 ‘판매 전용만화 도입방안’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함.
4.
당일 오후에 해당 협회의 공지 게시판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게시됨.
http://www.kvrda.co.kr/index.jsp?pcontent=NOTICECONTENT&num=521&depth=0&pos=7&hNum=1
[도서(만화) 저작권료 징수 반대 서명운동 실시]
2004년 5월 28일
[만화대여권 법제화 반대 서명운동] 공지됨.
http://www.kvrda.co.kr/index.jsp?pcontent=NOTICECONTENT&num=562&depth=0&pos=2&hNum=1
2004년 6월 즈음.
성명서 자체의 일반적 주장을 상회하는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이라는 문장은 충분히 도발적이다.
1990년에 설립된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는 그 설립 취지가 ‘음반, 비디오물 유통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율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하여 문화 생활향상 및 정서문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한 단체이다.
이 단체가 언제부터 도서와 만화문화에 관여한 것인지는 정확치 않으나, 현 시장 구조에서 비디오 대여점이 만화대여점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그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므로 자연스런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시장 상황이 그렇다 하더라도 만화산업 침체의 다양한 해법이 논의되는 현실에서 대여권 문제를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으로 확대하는 것은 같은 시장의 입장에서 무리수라고 판단된다. 독자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시장에서 책임있는 사단법인 단체이기 때문에 "성명"과 "운동 방향"은 공적인 것이 된다.
대여권이나 저작권에 결부된 시장 문제는 그 목적과 방향이 "광의"로는 만화문화와 만화산업의 활성화이고 "협의"로는 한국만화산업과 한국만화문화의 활성화이다. 또한 "정서나 감정의 측면"에서는 우리 만화(한국작가의 작품)의 활로를 찾자는 것이고, 그 결과는 저작권자와 만화계가 공생하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결국 수단에 근거한 입장(대응방식이거나 전술적 측면)의 차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차이가 "기본 방향" 혹은 "본질"을 흔드는 모양으로 변질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한국만화 안 보기 운동"은 본질적인 부분이다.
아주 속물스럽게 본다면, 이 놀라운(?) 운동의 긍정적 기능이 없지는 않다. 지지부진하고 논쟁 단계에서 소멸되어 가는 대여권 논의를 촉발시키는 하나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측면이다.
이성적인 간담회나 세미나, 혹은 합의가 지지부진하다면 이런 방식의 ‘불 지르기’도 반가울 때가 있다. 그 반가움의 의미가 순수하지는 않지만.
몇 가지 제한들
1.
통계와 설문은 학문적 분야이다. 서명 양식을 보지 못한 상태임을 전제로 당부하건데 반대 서명을 한다면 객관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대여독자에게 ‘앞으로 만화는 사서 봐야 한다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고 설문하는 방식은 의도적 설문에 해당한다. 이는 "대여점 때문에 한국 만화가가 죽어 간다는데 당신은 대여점을 계속 이용할 것입니까?"라고 묻는 네티즌 설문도 동일한 의도적 설문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러한 집계 자료는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다.
최소한 ‘만화대여’라는 전반적인 의미와 현실의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수집해야 그 집계 결과가 공신력이 있고 의미있는 데이터가 된다.
2.
이번 성명과 관련하여, 대여권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의 일반적 오류를 지적한다. 즉, 대여권 법 개정이나 논의 진행 방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부족은 적절한 반응의 상궤를 벗어나게 한다. 2003년의 ‘연내 대여권 법 통과’나 2004년의 ‘최신만화 대여 불가’ 등의 신문기사가 좋은 예이다. 이 언론 보도는 "사실"이지만 "진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만화계에서는 당장 ‘전체 만화’가 그렇게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불타 오르는 대응을 하기도 했다.
향후 만화계의 작가단체, 출판단체, 유통단체, 대여시장단체, 독자단체들은 정말 관심과 애정이 만화에 있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이 각자 움직임의 근거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저 가끔 보도되는 기사와 ‘카더라’ 통신에 의한다면,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단체 행동으로 결국 만화를 살리자는 의도가 만화를 죽이는 행위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 만화계, 특히 주류라고 자칭 타칭 회자되는 출판만화계는 그러한 작은 행동에도 타격을 받을 만큼 체질적으로 약화되어 있다. 그 출판 만화계에 만화작가, 출판사, 유통, 시장, 독자가 모두 발을 담그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애정이 있다면, 그 대상이 잘 되도록 고민하는 것이 하나의 조건이다. 그것을 만화에 적용한다면 ‘이것이 우리 만화계를 살리는 것인가, 죽이는 것인가’를 매순간 고민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매 순간 그 상대가 눈에 아른거리지 않는가?
2004. 6. 11.
주 모씨.
# by | 2005/06/01 02:42 | 딴지 거는 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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