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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불쌍해 보일 때

일본 만화가도 답답하다.


만화를 비롯한 대중문화에 음란성이 문제될 때 법은 어떤 판결을 내리는가.

법이라는 것이 동시대의 상식을 문서화한 것이라고 하지만 법이 상식을 "대변"하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인 한계이다. 상식을 "쫒아간다"는 것이 올바를 개념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만화에 가해지는 음란성 시비는 결과적으로 시비꺼리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일본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그린 만화(成年向 漫畵)에 대한 외설 판정이 화제다. 청소년 만화가 아니라 성인들을 대상으로 명시된 만화가 외설성 시비로 판결을 받은 것이 주목할 사항 중 하나다.

도쿄지방재판소 528호 법정은 2004년 1월 13일 오전 10시에 "성 묘사가 노골적이고 구체적이라 건전한 성 풍속에 미친 나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런 만화는 사회통념상 허용할 수 없다"며 쇼분칸(松文館) 출판사 사장 기시 모토노리(貴志元ㆍ54)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소송 비용은 피고인 부담’을 선고했다.

나카다니 유지로(中谷雄二郞) 재판장은 "만화는 사진과 마찬가지로 시각에 호소하므로 성적 자극 정도가 소설 등에 비해 강하다. 피고가 출판한 만화는 성도덕과 건전한 성 풍속에 가볍게 볼 수 없는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외설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기시 사장은 섹스 장면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단행본 만화 [밀실(密室)] 2만부를 판매했다가 작가 2명과 함께 외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에도 외설물 배포죄 등 관련 법규가 존재하고 있지만 성인용(成年向)이라고 표시하면 문제되지 않았던 상황이고 대중문화의 성적 표현은 지난 몇 년간 더욱 개방되어 왔다. 이 개방의 폭이 가장 컸던 부분은 바로 만화였다.

이번 재판의 단초는 지난 2002년 8월에 경찰출신의 국회의원이 문제의 작품을 경찰청에 보내 “선거구민으로부터 ‘이런 만화가 나와도 좋으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통고하면서 발생했다. 이 작품은 성관계 장면만으로 채워진 성인용 만화로 아주 제한된 컷에만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이 작품을 접수한 경찰은 두 달 뒤인 10월에 작가와 출판사 사장, 편집국장을 기소했고, 작가와 편집국장은 약식 판결에서 벌금형을 받았고 이번에 출판사 사장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일본에서 만화 관련으로 사상 최초로 개정된 재판에서 ‘현재 일본 사회의 외설 기준’에 대한 시금석이 되리라는 관심을 받았다. 일본 대중문화계의 유명인들이 “외설죄는 ‘위헌’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재판의 귀추는 더욱 언론과 일반인의 주목을 받았다. 변호인은 “만화는 사진에 비해 사실성이 떨어지며, 성인용 표시를 하는 등 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만화는 사진에 비해 묘사하는 방법에 따라 사진이나 문서보다 훨씬 성적 자극이 강하다”며 반대의 판결문을 발표했다. 물론 이번 재판은 1심 결과이며 출판사는 즉각 항소할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논쟁에 변호를 맡은 유명인들은 야마구치 타카시 변호사(코믹마켓 법률부문 자원 봉사자), 미야다이 신지 도쿄도립대학 사회학 교수, 사이토 타마키씨([전투미소녀의 정신분석]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도쿄도 청소년문제협의회 위원), 오쿠다이라 야스히로씨(헌법학자), 후지모토 유카라씨(소녀만화 평론가이자 편집자) 등이다.

주요 변론 중 미야다이 신지 교수는 “청소년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성적 미디어를 규제하는 것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했고 사이토 타마키 위원은 “만화에 의한 환기된 욕망이 실제의 여성에게 향하는 일은 사실상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

오쿠다이라 야스히로씨는 “형법 175조는 헌법 위반”이라며 “공권력이 ‘표현의 자유’를 규제한다는 것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했고 후지모토 유카리씨는 “작품으로 ‘밀실’을 정밀하게 분석하자면, 성기 묘사에는 필연성이 있다”고 반론했다.


이러한 판결의 여파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일이 진행되고 있다.

동경에서 한 시간 거리인 가와사키(川崎) 시가 제작한 고교생 대상의 성교육 교재 [21세기를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메시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 책은 피임약을 권하고 프리 섹스를 정당하게 보는 등 교재의 시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발간된 지 3년이 된 교재로 고등학교에서 성 교육 관련 교재로 활용된 책으로 그 내용을 보면 ‘섹스 상대는 반드시 이성으로 제한된 것이 아니다(동성애 일반화)’, ‘인간의 섹스는 거의 쾌락을 추구하고 있다(프리 섹스 권장)’, ‘자위행위는 마스터베이션이 아니라 싱글 섹스로 불러야 한다’ 등의 표현이 지적되고 있으며 기구를 이용한 자위 행위처럼 비정상적 행위도 용인하고 있다.

낙태에 대해서는 ‘경구피임약은 부작용이 적고 월경 주기가 확실하다면 10대에도 적절한 피임법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일본의 문부과학성 관련자는 “공교육에 이런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냐는 상식 이전의 문제다. 매우 지나치다”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앞의 쇼분칸 재판과 뒤의 성 교육 교재는 일본 사회의 성 관념과 수용의 태도가 이중임을 알게 하는 사례다. 한국으로 치자면 "포돌이, 포순이" 캐릭터를 만든 만화가가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출국 금지된 것처럼.

법이 동시대의 상식을 문자화하여 판결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성숙하지 못한 사회 단계나 문화 수준이라면 더 말할 게 없다.



그나저나 저 책은 꼭 구해서 봐야겠다.........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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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자료)
http://www.kcomics.net/ResearchDB/Scrap/Scrap.aspx?strMode=View&intArticleSeq=11
http://www.mirugi.com/k/k_index.html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4/01/16/200401160145.asp

2004년 1월 27일
주모씨

by 쥬피터 | 2005/06/01 00:36 | 중얼중얼 잡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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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가면라이더 at 2008/09/29 10:43
저 작가
여성의 발을 아주 섹스럽게 그리죠.
그리고 딱히 저 작가 그렇게 막장 만화 그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고어를 그리는 것도 아니고, sm을 그리는 것도 아니고.
내용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18금 사업지 작가 중에선 평범한 축에 속합니다.
일본에서 성인만화를 그려서 파는게 잘못된 일인줄도 몰랐고,
겨우 저정도로 야한 만화를 그렸다고 벌을 받아야 한다면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 건지 참...
Commented by 쥬피터 at 2008/10/05 23:40
가면라이더 님/어떤 수위까지 표현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작가분들이 너무 많죠^^;
다만,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를 달라는 원천적 요구가 일정부분 막혀있는 상황에서, 그 제한의 범위가 좀 더 명확하고 문화 분야 전반의 형평성을 담보할 것, 그리고 둘째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창작물에 '청소년'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죠.
현실에서는 두 번째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의 문제를 창작에 씌우는 사례들을 말하는 것이죠. 그래서 농반진반으로 '19금'보다 더 나아가 '미혼금'이라거나 '40금'처럼 더 분류해야 하는 건 아니냐고 술자리 대화가 나오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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