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31일
국무총리 거시기는 금이냐?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별로 심한 욕을 하지 않고 살아 온 편이다.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나서는 가끔 '쓰바~'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오프 상에서는 '나쁜 넘' 정도의 수위를 지키며 살았다.
하지만 오늘은 '거시기를 본다(a see bural)'.
장씨 집안에 '가문의 영광'이 될뻔한 일전의 국무총리 서리 임명 해프닝이 선거 관리를 맡길 정도의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들추기 전까지만-이신 현 총리로 넘어 가 일단락 됐다.
우스개 말로 우리 나라 총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그 누가 있으랴?-이라야 한다는 황당뻑적지근한 선례를 보인 코미디였는데...
문제는 이거다.
이번 문화 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출판 만화 대상'에 양영순의 [아색기가]가 대상으로, 그것도 심사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는데 이걸 주최측이 '없던 걸로 하자'고 한 상황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심사위원은 제비를 뽑아 부른 것도 아니고 위촉 아니던가? 위촉!
위촉(委囑)이 뭔가? 맡기고 내버려 두고 부탁하는게 위촉 아니던가?
게다가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 혹여 뒷말이 나올 까봐 만화를 잘 안다는 사람을 7명이나 모시고 부탁한 거 아니던가?
그렇게 선정된 심사위원이 다수의견도 아니고 만장일치(滿場一致)로 뽑은 대상이 [아색기가]다.
정말 '광장에 가득찬 사람들이 한번에 보낸' 의사 표시가 '만장일치'인데 생각해 봐라.
한번에 '저거닷!'하고 찍기가 어디 쉬운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우리 만화를 혼자 골라 본 경험이 있다. 앞에다 후보 목록을 쭉 널어 놓고 혼자 해 봤다.
그런데 7명이 아니라 혼자 손가락으로 '이거!'라고 찍기도 여간 망설여지지 않았는데...이번 심사에서는 그걸 한 명이 아닌 7명이 동시에 했다는 거다. 놀랍지 않은가?
물론 2차에서는 윤태호의 [로망스]랑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가 대상으로 낙점되긴 했다.
여기서 나온 문광부의 공식적인 '안되는디~'의 사유는 <아색기가>가 '19세 미만 구독불가 작'이란 점과 '국민정서'에 안 맞는다는 두 가지이다. 공식적인 이유를 까발려 보자.
먼저 출판만화대상에 '19금' 작품은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나?
당근 아니다. 이건 정말 웃기는 핑계일 수밖에 없는것이 출판만화는 무조건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대상으로 하는 무의식의 발로이거나 성인만화를 '찔꺽'만화로 아는 무지의 소치이다. 무식한 넘들.
그리고 '국민정서'라니?
심사위원은 '국민'이 아니고 '국민학생'이냐? 하기사 지금까지 출판만화대상은 국내 최고의 권위를 내세워 그에 걸맞는 품위를 지키고자 대중성이 아니라 작품이라는 폼이 나느냐 안 나느냐를 기준으로 선정되긴 했다.
그런 걸 누가 모르나? 그러니 이번 선정 위원들이 토를 달지 않았냐 이거다.
그 토를 들어 보니 '침체된 출판만화의 부흥을 위해 출판만화대상의 전통보다는 '대중에게 다가가는 만화'에 비중을 두고 심사했다'고 한다. 거 말 되지 않는가?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 넘의 '국민 정서'라는게 정말 역겹다. '국민'이 뭐라던가? 정치권에서 철철 넘치는 '구국의 결단' 뒤에는 언제나 '국민의 염원'이니 '국민이 바라기 때문'이라는 배경이 있었는데 그 때 정말 그런 염원이나 바램이 있었냐? 없었지?
공식적인 이유가 시시껄렁한 걸 보면 뭔가 또 다른 게 있다는 걸 예리한 분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생각은 맞는 거다.
그 또 다른 이유가 문광부 관계자 모씨의 주절거림에 담겨 있는데 어디 함 들어 보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시겠지만... 문화부 장관상이던 것이 이번에 국무 총리상으로 격상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듯...'이란다.
정말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건지...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다.
문화부 장관은 '에~ 이번 대상은 '아새끼가'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그래도 봐 줄만 한데 고매하시고 청렴하시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신 국무총리 영의정께서 '아새끼가...'라는 말을 입에 담기란 정말 황공무지로소이다라는 거 아니냐?
작품으로 [아색기가]가 절대적으로 올 해의 최고 만화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뭉개진다는 것은 우리 만화의 현실을 절절히 느끼게 하는 꿀꿀한 사건일 뿐이다.
정말 성은이 망칙하옵나이다~ 쓰바!(이걸 써야 수미쌍관!)
2002. 10. 30
글꼴이고 디자인이고 없는 무식한 글.
주 모씨
----------------------------------
추신)'거시기'는 당당한 표준말입니다.
'거시기'란 말을 참 거시기하게 듣는 분들이 많은데 이 참에 '거시기'란 말이 거시기 하지 않은 표준말임을 밝혀 둡니다.
'거시기'의 경우 일부에서 속어이거나 지역어(사투리)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원뜻은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이 나지 않거나 혹은 얼른 말하기 거북할 때' 쓰는 표준어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로는 '시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따 시방 고거이 뭔 소리단가? 참말로 거시기하제이?' 따위로 쓰이는 '시방(時方)'은 '지금(只今)'이라는 한자어와 동의어입니다.
또 떠오르는 건 보통 '시껍했네'라고 쓰지만 원래 단어는 '식겁(食怯)했네'인 식겁이 있습니다.
경상도 지역어로 보통 쓰이는 이 말도 표준말로 '뜻밖에 놀라서 겁을 먹다'는 말의 표제어입니다.
입에 담으면 절로 구수한 된장 맛이 나는 우리 말이 점점 사어(死語)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오락프로그램인 '공포의 쿵쿵따'에서 부활하는 우리 말이 반가울 따름입니다.
이런 것이라도 없었다면 누가 '껑거리'나 '슭곰발'을 알기나 했을까요?
참 거시기한 우리 말 쓰임새입니다.
구수한 우리 말이 거시기해 지기를 거시기합니다.
그럼 모두들 거시기하시길 바라며 이만 거시기합니다.
2002-11-01 오전 7:24:37
주 모씨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고 나서는 가끔 '쓰바~'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오프 상에서는 '나쁜 넘' 정도의 수위를 지키며 살았다.
하지만 오늘은 '거시기를 본다(a see bural)'.
장씨 집안에 '가문의 영광'이 될뻔한 일전의 국무총리 서리 임명 해프닝이 선거 관리를 맡길 정도의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들추기 전까지만-이신 현 총리로 넘어 가 일단락 됐다.
우스개 말로 우리 나라 총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그 누가 있으랴?-이라야 한다는 황당뻑적지근한 선례를 보인 코미디였는데...
문제는 이거다.
이번 문화 관광부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 출판 만화 대상'에 양영순의 [아색기가]가 대상으로, 그것도 심사위원 7명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는데 이걸 주최측이 '없던 걸로 하자'고 한 상황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심사위원은 제비를 뽑아 부른 것도 아니고 위촉 아니던가? 위촉!
위촉(委囑)이 뭔가? 맡기고 내버려 두고 부탁하는게 위촉 아니던가?
게다가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 혹여 뒷말이 나올 까봐 만화를 잘 안다는 사람을 7명이나 모시고 부탁한 거 아니던가?
그렇게 선정된 심사위원이 다수의견도 아니고 만장일치(滿場一致)로 뽑은 대상이 [아색기가]다.
정말 '광장에 가득찬 사람들이 한번에 보낸' 의사 표시가 '만장일치'인데 생각해 봐라.
한번에 '저거닷!'하고 찍기가 어디 쉬운가? 솔직히 말해서 나도 우리 만화를 혼자 골라 본 경험이 있다. 앞에다 후보 목록을 쭉 널어 놓고 혼자 해 봤다.
그런데 7명이 아니라 혼자 손가락으로 '이거!'라고 찍기도 여간 망설여지지 않았는데...이번 심사에서는 그걸 한 명이 아닌 7명이 동시에 했다는 거다. 놀랍지 않은가?
물론 2차에서는 윤태호의 [로망스]랑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가 대상으로 낙점되긴 했다.
여기서 나온 문광부의 공식적인 '안되는디~'의 사유는 <아색기가>가 '19세 미만 구독불가 작'이란 점과 '국민정서'에 안 맞는다는 두 가지이다. 공식적인 이유를 까발려 보자.
먼저 출판만화대상에 '19금' 작품은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었나?
당근 아니다. 이건 정말 웃기는 핑계일 수밖에 없는것이 출판만화는 무조건 아이들이 보는 만화를 대상으로 하는 무의식의 발로이거나 성인만화를 '찔꺽'만화로 아는 무지의 소치이다. 무식한 넘들.
그리고 '국민정서'라니?
심사위원은 '국민'이 아니고 '국민학생'이냐? 하기사 지금까지 출판만화대상은 국내 최고의 권위를 내세워 그에 걸맞는 품위를 지키고자 대중성이 아니라 작품이라는 폼이 나느냐 안 나느냐를 기준으로 선정되긴 했다.
그런 걸 누가 모르나? 그러니 이번 선정 위원들이 토를 달지 않았냐 이거다.
그 토를 들어 보니 '침체된 출판만화의 부흥을 위해 출판만화대상의 전통보다는 '대중에게 다가가는 만화'에 비중을 두고 심사했다'고 한다. 거 말 되지 않는가?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 넘의 '국민 정서'라는게 정말 역겹다. '국민'이 뭐라던가? 정치권에서 철철 넘치는 '구국의 결단' 뒤에는 언제나 '국민의 염원'이니 '국민이 바라기 때문'이라는 배경이 있었는데 그 때 정말 그런 염원이나 바램이 있었냐? 없었지?
공식적인 이유가 시시껄렁한 걸 보면 뭔가 또 다른 게 있다는 걸 예리한 분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생각은 맞는 거다.
그 또 다른 이유가 문광부 관계자 모씨의 주절거림에 담겨 있는데 어디 함 들어 보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시겠지만... 문화부 장관상이던 것이 이번에 국무 총리상으로 격상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듯...'이란다.
정말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건지...
그러니까 결론은 이거다.
문화부 장관은 '에~ 이번 대상은 '아새끼가'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그래도 봐 줄만 한데 고매하시고 청렴하시고 일인지하 만인지상이신 국무총리 영의정께서 '아새끼가...'라는 말을 입에 담기란 정말 황공무지로소이다라는 거 아니냐?
작품으로 [아색기가]가 절대적으로 올 해의 최고 만화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뭉개진다는 것은 우리 만화의 현실을 절절히 느끼게 하는 꿀꿀한 사건일 뿐이다.
정말 성은이 망칙하옵나이다~ 쓰바!(이걸 써야 수미쌍관!)
2002. 10. 30
글꼴이고 디자인이고 없는 무식한 글.
주 모씨
----------------------------------
추신)'거시기'는 당당한 표준말입니다.
'거시기'란 말을 참 거시기하게 듣는 분들이 많은데 이 참에 '거시기'란 말이 거시기 하지 않은 표준말임을 밝혀 둡니다.
'거시기'의 경우 일부에서 속어이거나 지역어(사투리)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원뜻은 '하려는 말이 얼른 생각이 나지 않거나 혹은 얼른 말하기 거북할 때' 쓰는 표준어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로는 '시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따 시방 고거이 뭔 소리단가? 참말로 거시기하제이?' 따위로 쓰이는 '시방(時方)'은 '지금(只今)'이라는 한자어와 동의어입니다.
또 떠오르는 건 보통 '시껍했네'라고 쓰지만 원래 단어는 '식겁(食怯)했네'인 식겁이 있습니다.
경상도 지역어로 보통 쓰이는 이 말도 표준말로 '뜻밖에 놀라서 겁을 먹다'는 말의 표제어입니다.
입에 담으면 절로 구수한 된장 맛이 나는 우리 말이 점점 사어(死語)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니 오락프로그램인 '공포의 쿵쿵따'에서 부활하는 우리 말이 반가울 따름입니다.
이런 것이라도 없었다면 누가 '껑거리'나 '슭곰발'을 알기나 했을까요?
참 거시기한 우리 말 쓰임새입니다.
구수한 우리 말이 거시기해 지기를 거시기합니다.
그럼 모두들 거시기하시길 바라며 이만 거시기합니다.
2002-11-01 오전 7:24:37
주 모씨
# by | 2005/05/31 23:44 | 만화의 권리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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