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31일
급한 놈이 우물 파는 게 만고의 진리다.
온 라인 대세론(大勢論)의 아쉬움
2003년은 최근 부상한 온라인 시장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이는 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대부분의 논자(論者)들은 이것이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분석을 하며 이에 큰 오류는 없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대세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지는 오프라인의 문화창작자와 관련자들 때문이다.
문화 시장에서 오프라인의 어깨를 툭 밀치며 당당히 자리를 잡아가는 온라인의 모습은 어떤가.
우리들이야 만화판에 있으니 만화가 가장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주목받는 온라인 문화판은 음반시장이다.
조성모를 비롯한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서 불법 파일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 음악 편지 등으로 파생되고 있는 음악 서비스 시장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상징적이라기보다 현실적이다. 실제 시장의 판매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예전에야 음반 판매가 100만장이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으나 지금은 최고의 경우라도 50만장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오프라인 시장의 모습이다. 나머지 음반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까.
당연히 온라인이다. 그리고 이것이 시대의 변화인 것은 당연하다.
신발처럼 필수품이 되어 버린 휴대전화의 통화 연결음에 사용되는 음악, 새롭게 지원되는 노래 카드나 편지 등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온라인 음악 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면서 다운로드 460억 원, 실시간 음악 감상에 530억 원, 특히 전화 이용 서비스에 3,000억 원 등 총 4,0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 발표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오프라인 음반시장에서 4,000억 원은 인터넷의 바다로 흘러 든 것이다.
영화 시장의 경우 온라인은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영화 개봉 전에 불법 촬영된 영화 파일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영화 관계자들의 방어전은 007 영화를 뺨친다. 시사회 출입구의 검색대 설치는 이제 별다른 불만 사항이 되지도 않는다.
극장에서의 상영 이후 탄탄한 수입원이었던 비디오, DVD 판권 역시 파일 다운로드의 온라인 능력에 밀려 쇠락(衰落)해 가는 중이다.
최근 개봉한 일본의 만화영화 [붉은 돼지]의 경우, 흥행의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외하고는 우려했던 일본 만화영화의 시장 흥행은 기우로 그쳤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 정리됐다. 볼 사람은 이미 다 봤고 그 중에서 큰 화면에서 제대로 보자는 사람들만이 표를 샀다는 이유다. 그렇기에 극장 상영이 첫 단계였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흥행이 성공했고 대작이었던 [원령 공주]나 [공각기동대] 등의 저패니메이션들이 저조했던 것이라고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이제 출판문화계를 보면 '출판과 온라인이 뭔 상관이냐'며 고개짓 하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오프라인 출판은 온라인 출판의 뒷통수를 바라보는 자세가 됐다.
'출판은 종이를 통해서'라는 관념을 희극배우 정준하의 입을 빌어 '그런 편견을 버려'라고 말해 줘야 할 때이다.
출판계의 시선에서 온라인으로 시작된 속칭 인터넷 소설과 인터넷 만화는 잘 나가는 상품의 다른 이름이다. 성균관대 특례 입학으로 네티즌을 들끓게 한 이윤세의 소설은 단연 그 상품군의 첫 머리를 차지한다. 유교의 본산 격인 성균관대라는 것이 이율배반적이긴 하지만 귀여니의 승리인 것은 확실하다. 어쩌면 이것이 온라인(인터넷과 외계어라는 신 조류)과 오프라인(정통 국어와 유교적 관념)의 지렛대 기울기를 보여준 상징으로도 다가온다.
'귀여니' 이윤세와 [옥탑방 고양이] 열풍의 김유리는 물로 만화로 보더라도 김승현과 강도영이 있다. 김승현의 [파페포포 메모리즈]는 65만 부가 팔렸고, 감성 에세이 만화라는 새 포맷을 확실히 이끌고 있다.
이런 '대세'에 오프라인은 당연히 적응해야 하고 변신해야 한다. 그런데 뭐가 아쉬운 것일까.
아쉬움이란 파이의 확장이 아니라 백분율의 분포도 변화이며 그 변화는 온라인의 눈부신 성장 그늘에 오프라인의 무기력한 위축이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만화는 지금 그냥 휘둘려 훠이훠이 날아간다. 출판만화로 바닥이라는 자조에 빠져 온라인이 뜬다니까 너도나도 그 쪽에다 둥지를 튼다.
사이트 만들고 작품 올리고 홍보하고 그러다 다른 곳에다 콘텐츠 팔고... 팔고 또 팔고 사방 펼치고 본다. 출판사의 한국만화 신간 계약은 '원고 한 권 분량을 짜 와 보라'는 말로 기피되고 있고 중견 작가는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동남아로 떠돌고 지면을 찾아 신문으로 눈을 돌려 몇 사람 살아 남은 상태다. 출판만화는 한 달 뒤에는 중고 시장에 1/4 가격으로 굴러다니고 온 라인 사이트에 업데이트 된다.
출판만화의 문제에 대한 뒷말은 무성하지만 단지 그 뿐이다. 문제의 변죽만 울려대면서 못 살겠다고 외치는 공허한 소리 그 뿐이다. 심지어는 열혈 작가의 성토를 빌리자면 '줘도 못 먹냐?' 정도.
하나의 사례.
판매 시장의 부활을 위한 판매 전용 만화의 도입을 대여 시장과 출판사, 작가 모임에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다음 단계로는 작가와 출판사의 세부 합의만 남았었다.
그 경과를 묻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 이랬다.
'출판사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안 와서 아직 못 만났는데요...'
판매 전용 만화 이야기에 자작 출판하라는 출판사 영업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닐텐데 그 쪽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적극적으로, 머리에 띠 두르고, 혈서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의욕적으로 다가서서 해결을 지어야 하는 쪽은 작가들 아닌가? 그런데 전화가 없었다?
출판사의 마케팅 또한 전무하다 아니할 수 없다. 메이저 출판사의 노골적인 번역 출판 의지와 한국만화 전문 출판사들의 무기력한 시작위축 대응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유통과 시장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대세에 어찌할 생각조차 갖기 힘들어한다.
이런 무기력함에 빠져 온라인으로 대세가 기울어지는 것은 안타까움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이대로 죽을텐가 아니면 자기 발로 걸음을 뗄텐가.
2003년 12월 15일
주 모씨
2003년은 최근 부상한 온라인 시장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이는 만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대부분의 논자(論者)들은 이것이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분석을 하며 이에 큰 오류는 없다. 다만 아쉬움은 남는다. 대세에 무기력하게 휘둘려지는 오프라인의 문화창작자와 관련자들 때문이다.
문화 시장에서 오프라인의 어깨를 툭 밀치며 당당히 자리를 잡아가는 온라인의 모습은 어떤가.
우리들이야 만화판에 있으니 만화가 가장 심각하다고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주목받는 온라인 문화판은 음반시장이다.
조성모를 비롯한 최고의 가수들이 모여서 불법 파일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서비스, 음악 편지 등으로 파생되고 있는 음악 서비스 시장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은 상징적이라기보다 현실적이다. 실제 시장의 판매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예전에야 음반 판매가 100만장이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으나 지금은 최고의 경우라도 50만장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오프라인 시장의 모습이다. 나머지 음반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음악을 듣고 있을까.
당연히 온라인이다. 그리고 이것이 시대의 변화인 것은 당연하다.
신발처럼 필수품이 되어 버린 휴대전화의 통화 연결음에 사용되는 음악, 새롭게 지원되는 노래 카드나 편지 등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문화관광부는 이러한 온라인 음악 시장의 규모를 추정하면서 다운로드 460억 원, 실시간 음악 감상에 530억 원, 특히 전화 이용 서비스에 3,000억 원 등 총 4,0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정 발표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오프라인 음반시장에서 4,000억 원은 인터넷의 바다로 흘러 든 것이다.
영화 시장의 경우 온라인은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영화 개봉 전에 불법 촬영된 영화 파일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영화 관계자들의 방어전은 007 영화를 뺨친다. 시사회 출입구의 검색대 설치는 이제 별다른 불만 사항이 되지도 않는다.
극장에서의 상영 이후 탄탄한 수입원이었던 비디오, DVD 판권 역시 파일 다운로드의 온라인 능력에 밀려 쇠락(衰落)해 가는 중이다.
최근 개봉한 일본의 만화영화 [붉은 돼지]의 경우, 흥행의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외하고는 우려했던 일본 만화영화의 시장 흥행은 기우로 그쳤다. 그 이유는 간단하게 정리됐다. 볼 사람은 이미 다 봤고 그 중에서 큰 화면에서 제대로 보자는 사람들만이 표를 샀다는 이유다. 그렇기에 극장 상영이 첫 단계였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흥행이 성공했고 대작이었던 [원령 공주]나 [공각기동대] 등의 저패니메이션들이 저조했던 것이라고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이제 출판문화계를 보면 '출판과 온라인이 뭔 상관이냐'며 고개짓 하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어느새 오프라인 출판은 온라인 출판의 뒷통수를 바라보는 자세가 됐다.
'출판은 종이를 통해서'라는 관념을 희극배우 정준하의 입을 빌어 '그런 편견을 버려'라고 말해 줘야 할 때이다.
출판계의 시선에서 온라인으로 시작된 속칭 인터넷 소설과 인터넷 만화는 잘 나가는 상품의 다른 이름이다. 성균관대 특례 입학으로 네티즌을 들끓게 한 이윤세의 소설은 단연 그 상품군의 첫 머리를 차지한다. 유교의 본산 격인 성균관대라는 것이 이율배반적이긴 하지만 귀여니의 승리인 것은 확실하다. 어쩌면 이것이 온라인(인터넷과 외계어라는 신 조류)과 오프라인(정통 국어와 유교적 관념)의 지렛대 기울기를 보여준 상징으로도 다가온다.
'귀여니' 이윤세와 [옥탑방 고양이] 열풍의 김유리는 물로 만화로 보더라도 김승현과 강도영이 있다. 김승현의 [파페포포 메모리즈]는 65만 부가 팔렸고, 감성 에세이 만화라는 새 포맷을 확실히 이끌고 있다.
이런 '대세'에 오프라인은 당연히 적응해야 하고 변신해야 한다. 그런데 뭐가 아쉬운 것일까.
아쉬움이란 파이의 확장이 아니라 백분율의 분포도 변화이며 그 변화는 온라인의 눈부신 성장 그늘에 오프라인의 무기력한 위축이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만화는 지금 그냥 휘둘려 훠이훠이 날아간다. 출판만화로 바닥이라는 자조에 빠져 온라인이 뜬다니까 너도나도 그 쪽에다 둥지를 튼다.
사이트 만들고 작품 올리고 홍보하고 그러다 다른 곳에다 콘텐츠 팔고... 팔고 또 팔고 사방 펼치고 본다. 출판사의 한국만화 신간 계약은 '원고 한 권 분량을 짜 와 보라'는 말로 기피되고 있고 중견 작가는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 동남아로 떠돌고 지면을 찾아 신문으로 눈을 돌려 몇 사람 살아 남은 상태다. 출판만화는 한 달 뒤에는 중고 시장에 1/4 가격으로 굴러다니고 온 라인 사이트에 업데이트 된다.
출판만화의 문제에 대한 뒷말은 무성하지만 단지 그 뿐이다. 문제의 변죽만 울려대면서 못 살겠다고 외치는 공허한 소리 그 뿐이다. 심지어는 열혈 작가의 성토를 빌리자면 '줘도 못 먹냐?' 정도.
하나의 사례.
판매 시장의 부활을 위한 판매 전용 만화의 도입을 대여 시장과 출판사, 작가 모임에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다음 단계로는 작가와 출판사의 세부 합의만 남았었다.
그 경과를 묻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 이랬다.
'출판사에서 만나자는 전화가 안 와서 아직 못 만났는데요...'
판매 전용 만화 이야기에 자작 출판하라는 출판사 영업부의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닐텐데 그 쪽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적극적으로, 머리에 띠 두르고, 혈서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의욕적으로 다가서서 해결을 지어야 하는 쪽은 작가들 아닌가? 그런데 전화가 없었다?
출판사의 마케팅 또한 전무하다 아니할 수 없다. 메이저 출판사의 노골적인 번역 출판 의지와 한국만화 전문 출판사들의 무기력한 시작위축 대응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유통과 시장의 입장에서는 온라인 대세에 어찌할 생각조차 갖기 힘들어한다.
이런 무기력함에 빠져 온라인으로 대세가 기울어지는 것은 안타까움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이대로 죽을텐가 아니면 자기 발로 걸음을 뗄텐가.
2003년 12월 15일
주 모씨
# by | 2005/05/31 23:23 | 중얼중얼 잡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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