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 로그인  


[계간만화] Special Theme -다시 문제는 창작이다

계간만화 "Special Theme"는 "다시 문제는 창작이다"로 기획됐다.
그와 관련하여 그간 무시되어 왔던 일일만화 시장에 대한 서술도 포함되어 한 꼭지를 넣었다.
약술 자료인 셈이다.


주 모씨
------------------------------------------

[일일만화 창작 시스템의 붕괴]

주모씨




‘일일배본 국내출판만화(=대본소만화)’는 만화가를 중심으로 출판사와 화실, 총판유통과 만화방이 하나의 틀로 구성되어 만화방에서만 보도록 출판되는 시리즈 만화이다. 만화방의 호황으로 최대 33명의 대본 작가가 참여한 이 구조는 만화의 제작, 공급과 판매이득이 독립적으로 순환됐다. 일일만화는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시장 규모와 오랜 역사로 한국만화가의 데뷔 경로 중 하나였다. ‘문정후, 권가야, 조운학, 이현세, 허영만’ 등은 이 경로를 통해 성장하거나 데뷔 했다.

그러나 2004년 1월, 총판 유통의 집계에 따르면 독점 구매처인 만화방이 15,000여 곳에서 1,800 곳으로 떨어져 최소출판부수를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신간 창작은 ‘야설록, 사마달, 하승남, 박봉성, 황성, 고행석, 이재학’ 프로덕션만 남았다. ‘조명훈’ 작가의 경우 올해 3월 11일에 1995년 출간된 [제 10계명]의 재판인 [암흑가의 잔혹사]를 내면서 재판 작가로 물러섰다. 이로써 재판 출판은 ‘조명운, 오일룡, 김철호, 강촌, 황재’로 늘었으며 ‘김현, 조운학’도 재판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승남 작가는 “신간 출판을 중단하면서 화실을 정리하고 있다”며 일일만화 업계의 정리 단계임을 인정하고 있다. 만화총판장 김진천 씨에 따르면 “3개의 일일만화 총판이 2004년 2월까지 단일 총판으로 통합되고 그 과정에 외무(총판영업자)의 정리도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나 출판사와 작가 간의 채무관계, 유통단계의 보증금 회수가 아직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정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일만화 업계의 자구책은 국내에서 스토리를 창작하고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 화실의 그림 작업으로 이원화하여 제작비를 낮추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800여 명에 이르는 국내 인력들은 구조 조정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의 창작 방식과 유사한 성인만화와 비교적 수월하게 그릴 수 있는 학습만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마달 프로덕션 관계자에 따르면 “일거리를 잃은 화실은 성인만화를 그리기 위해 <삼양>과 <자유구역> 출판사로 이전했으며 실제로 성인만화 [야화도]로 데뷔한 ‘구달’의 경우 ‘조명훈’ 팀의 데뷔 작품”이라고 증언한다. 또한 “국내의 실력 있는 화실은 성인만화를 담당하고 일일만화는 전량 해외 제작될 상황이다”라고 전한다.

앞으로 일일만화 신간 창작은 ‘황성, 박봉성’ 작가 등에 의해 1년 남짓 유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러한 일일만화 붕괴의 심각성은 기존의 창작환경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물론 일일만화 분야가 작가의 데뷔 경로로 작용하던 순기능은 많이 퇴색했다. 그럼에도 당장 데뷔하지 못하는 예비 만화가들이 그나마 만화계를 떠나게 되는 변화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산업적인 붕괴로 전체 한국만화의 점유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문화관광부의 <2003년 한국만화산업 기초조사>에 따르면 ‘만화제작 시장 중 470억 원 규모’를 일일만화 출판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만화로 분류되는 이 시장의 상실은 전체 만화시장에서 번역만화의 점유율을 상승시키는 급격한 요인이 된다. 또한 일일만화 인력이 주변 만화계로 유입되는 것이 한국만화 창작의 질적 성장을 담보하기 보다는 인력 과잉으로 동반 하락을 발생시킨다는 지적은 학습만화 시장의 고료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일일만화가 문화적 정서로 만화계에서 지탄을 받는 것과 별개로 산업적으로 야기(惹起)되는 여파와 창작 환경의 상실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공장’이란 소리를 듣는 분야이지만 한국 만화의 보루였고, 만화가가 되기 위한 꿈을 가진 지망생도 있었기 때문이다.(끝)



계간만화 2004년 봄 호

by 쥬피터 | 2005/05/31 20:09 | 기고/발표/연구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jumosee.egloos.com/tb/19590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