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5월 31일
[영점프] 한국만화를 찾아서
숨은 우리 만화를 찾아서
-체급이 같아야 정당한 대결이 된다.
한국 만화의 이중고(二重苦)
지금 우리 만화 시장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때입니다. 산업 시장 측면에서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입지에서도 여전히 열악합니다. 어려움의 현실은 수치를 들지 않아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렵다는 답답함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당연히 방법이 모색이 되고 방향이 결정됩니다. 다만 그 방안과 지향점에 우리 만화를 찾기가 어렵다는 이중고를 말하려는 것입니다.(그림1-돌아와야 할 작가들)
현재가 어렵다는 것은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상태이지만 앞길에도 희망이 없다면 극복할 여지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만화 발전 방향이 산업적인 발전에 치우쳐 한국 만화를 살리는 것과는 별개의 결과로 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 기인합니다.
만화 시장의 구성을 보는 시각
우리 만화의 오프 라인 시장은 규모와 성격으로 세 가지의 부분이 자리합니다. 산업적인 시각으로 가장 큰 규모는 그 자금의 흐름과 관련 만화가의 연결성을 볼 때 여전히 일일만화(그림2-일일만화)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예전 호황기에 35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시장은 지금은 15명 내외가 활동하는 시장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시스템은 만화 지망생이든 시스템 유지 인력이든 1,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실질 시장입니다. 지금 2,800여 대본소가 1,700여 업소로 줄어 들 때까지 이 시장은 유지될 것입니다.
다음 시장은 보통 코믹스라고 분류되는 단행본 시장(그림3-단행본)입니다. 현재 가장 큰 만화 구매 시장인 대여체제를 유지하는 만화 분야로 그 크기는 일판 시장과 규모로는 양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세 번 째 시장은 서점에서 판매되는 만화 시장(그림4-서점용 만화)입니다.
이러한 세 시장이 우리 만화 산업의 속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세 시장은 각자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각 시장의 제한적 내면
먼저 일판만화의 시장은 이전의 명작 산실(産室)의 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상품 생산으로 변질되어 있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대본소와 판매시장이 완전 구분되었던 십 수년 전만 해도 이 시장에서는 지금 복간되는 명작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그림5-카멜레온의 시) 그러나 지금은 유일한 시장인 대본소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명작은커녕 존립의 기로에서 숨통을 유지하기도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결국 이 시장에서 우리 만화의 미래를 찾는 건 이미 물 건너 간 일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그 미래에 문화적인 의미를 포함한다면 바다 건너 일입니다.
코믹 시장이라는 부분의 한계는 작품성이 아니라 구성비율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현실에서 이 시장은 구성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 만화 시장입니다. 특정 국가의 만화가 80%를 차지하는 구조는 우리 만화의 미래에 부정적 정황입니다. 다만 전체 한국만화산업의 크기를 키우자는 것이라면 그것이 일본 만화든 프랑스 만화든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시장인 판매 시장은 어쩌면 지금 열풍을 주도하는 학습만화와 교양만화 시장이라는 지적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습만화가 만화가의 부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만화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만화는 학습만화의 미래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꼬집어 말하자면 단행본 만화 시장의 부활입니다. 한국 만화 잡지로 출발한 단행본 만화 판매 시장의 부활입니다.
대안의 모색
세 시장의 내면적 한계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금새 오그라들 조짐은 널려 있습니다. 일판시장은 최저 발행부수에 근접해 있고 코믹스 단행본의 초판 수량은 몇 천부가 일반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모색되는 대안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 권리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대여권 논의는 작가의 창작의욕을 담보하고 만화작가의 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그 결과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으로 결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적으로 시장 여건을 뒤집는 영향력까지 지니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 시행에는 몇 가지 시장의 구조가 변해야 하는 조건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유통의 개선을 화두로 잡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통의 개선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절감'의 의미를 지닙니다. 구조 개선으로 효율성을 높여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색으로 우리 만화의 미래를 보장하기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우리 만화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만화산업의 대안이며 증상만 억제하는 대증(對症) 치료법입니다.
한국만화가 안 보여
한국만화를 계속 보고 싶다는 단순한 희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누가 리드를 해야 하는지 입장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작가들만의 노력으로 하라는 말은 부당합니다. 구조적인 약자에 있는 작가들은 전체는 아니더라도 좋은 만화를 그리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는 심한 표현으로 하자면 그 정도의 의식만 있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다른 부분이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출판사에 일방적으로 책임지라는 태도도 무리가 있습니다. 출판사는 '만화가협회'가 아닙니다. 만화 출판사의 경영 방향에 '한국 만화의 발전에 기여'라는 것이 유일한 것으로 되어 있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경영의 부분에 한국 만화를 지원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만하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결국 출판사의 큰 목표는 회사의 성장이고 순이익의 창출입니다.
이러한 속성으로 지금 진행되는 유통의 개선이나 정책의 발표에서 우리 만화의 자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산업적인 지원과 방향에 우리 만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현실에서 한국 만화가 그만큼 영향력이 없다는 반증이라서 안타까움이 깊어집니다.
정부가 풀어야 한다.
늘 하는 이야기의 반복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국 만화가 산다는 말은 옳은 지적입니다. 정부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수만화 창작에 지원금을 주고 각종 만화 행사에 후원하고 문화분야 훈장에 만화가도 포함시키는데 무엇을 더 하라는 것인지 답답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대증 치료와 같은 맥락입니다. 원인 치료로 넘어 가야 합니다.
현재 만화계에서 고민하는 것은 기존의 대여 시장을 넘어 판매 시장을 성장시키려는 것, 혹은 분리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판매 시장을 키우는 것은 작가만의 노력이나 출판사의 지원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한계로 부딪혀 만화계의 대안 모색은 판매시장의 성장보다는 어느 정도 검증된 대안 시장으로의 진출 강화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은 온 라인 만화 시장입니다.
이미 일판은 온 라인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라이코스에서 시작되어 네이트닷컴(www.nate.com)(그림6-만화 분야 초기 화면)으로 이어진 만화 서비스의 최고 히트작은 일판만화인 [검가]입니다. 오프 라인에서도 최고의 작가인 사마달 작가의 작품으로 1년간 총 140만 권이 읽혀 이 부문 최고 기록을 보여 줬습니다.(그림7-검가)
이러한 상황은 온 라인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 일판 독립 유통사와 코믹 독립 유통사의 설립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오프 라인의 구조 개편도 포함되어 있지만 온 라인 시장의 진출을 염두에 둔 것도 예상되는 일입니다. 판매 시장의 활성화가 현실적으로 난관이 많으므로 대안 시장의 강화로 방향 선회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을 풀어야 하나
판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들이 이미 다 제시되어 있습니다. 문화는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걸러내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대중문화는 대중이 주도해야지 정부가 선을 긋고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창작의 자유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그림8-창작 수호) 규제에서 풀어주고 시장 정화에 맡겨야 합니다. 심의 제도를 만화가 협회로 이관하여 자율 조정이 되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정적인 원인을 해소해 당장에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만화 창작에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가 있고 다양한 연령이 공감할 수 있는 만화가 창작됩니다. 한 종도 발간되지 못하는 성인 만화 잡지도 부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전문 만화 등 다양한 작품과 대등한 입장에서 승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가 폭력적이고 음란한 만화창작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 만화라는 것을 아이들의 교양물이나 학습 기능을 보조하는 것에 기준을 두어 규제한다면 만화라는 콘텐츠가 미래 산업의 주역이라는 정책의 주장은 이율배반이며 사상누각입니다.
판매 시장이 서점의 만화 판매로 대표된다면 서점이 만화를 취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보호법은 서점에서의 만화 판매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방향의 부정적 규제가 변화된다면 이후의 문제는 창작자와 출판사 등 시장의 영역에서, 그리고 독자를 비롯한 사회가 풀어 나가면 됩니다. 이 순서가 뒤바뀐 지금은 제한된 틀 속에서 그저 다리 한번 뻗어보는 몸짓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정당한 대결은 같은 조건에서
한국 만화산업이라는 측면의 발전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만화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저만의 바람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 만화를 살리기 위해서 위축 요인들의 원인 부분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당장의 시장에서는 만화산업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게 됩니다. 지금 벌어지는 만화 산업계의 움직임을 그러한 결과입니다.
이제 만화의 문화적, 산업적 중요성은 정부가 가장 먼저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다면 우리 만화가 살 수 있도록 잠긴 문의 빗장을 열어야 합니다. 닫힌 울타리 안에서 세계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만화로 날아다니길 바라는 요구를 만화가들은 버거워합니다. 최소한 세계와 겨룰 수 있도록 같은 조건을 지원해야 합니다. 청소년용 기준으로 제한된 만화로는 세계의 만화와 싸울 수가 없습니다. 같은 체급으로, 같은 조건에서 겨룰 수 있도록 보장해 주기를 요청합니다.(그림9-덩치 차이에 조건 차이까지) 이것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은 정책 입안과 시행 부서에 있습니다. 한국 만화를 살려 주시기 바랍니다.(끝)
영점프 29번 째/12호
-체급이 같아야 정당한 대결이 된다.
한국 만화의 이중고(二重苦)
지금 우리 만화 시장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때입니다. 산업 시장 측면에서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입지에서도 여전히 열악합니다. 어려움의 현실은 수치를 들지 않아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어렵다는 답답함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당연히 방법이 모색이 되고 방향이 결정됩니다. 다만 그 방안과 지향점에 우리 만화를 찾기가 어렵다는 이중고를 말하려는 것입니다.(그림1-돌아와야 할 작가들)
현재가 어렵다는 것은 극복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상태이지만 앞길에도 희망이 없다면 극복할 여지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만화 발전 방향이 산업적인 발전에 치우쳐 한국 만화를 살리는 것과는 별개의 결과로 될 지 모른다는 우려에 기인합니다.
만화 시장의 구성을 보는 시각
우리 만화의 오프 라인 시장은 규모와 성격으로 세 가지의 부분이 자리합니다. 산업적인 시각으로 가장 큰 규모는 그 자금의 흐름과 관련 만화가의 연결성을 볼 때 여전히 일일만화(그림2-일일만화)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예전 호황기에 35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시장은 지금은 15명 내외가 활동하는 시장으로 위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시스템은 만화 지망생이든 시스템 유지 인력이든 1,0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실질 시장입니다. 지금 2,800여 대본소가 1,700여 업소로 줄어 들 때까지 이 시장은 유지될 것입니다.
다음 시장은 보통 코믹스라고 분류되는 단행본 시장(그림3-단행본)입니다. 현재 가장 큰 만화 구매 시장인 대여체제를 유지하는 만화 분야로 그 크기는 일판 시장과 규모로는 양분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세 번 째 시장은 서점에서 판매되는 만화 시장(그림4-서점용 만화)입니다.
이러한 세 시장이 우리 만화 산업의 속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세 시장은 각자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각 시장의 제한적 내면
먼저 일판만화의 시장은 이전의 명작 산실(産室)의 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상업적인 상품 생산으로 변질되어 있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대본소와 판매시장이 완전 구분되었던 십 수년 전만 해도 이 시장에서는 지금 복간되는 명작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그림5-카멜레온의 시) 그러나 지금은 유일한 시장인 대본소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명작은커녕 존립의 기로에서 숨통을 유지하기도 힘든 지경이 됐습니다. 결국 이 시장에서 우리 만화의 미래를 찾는 건 이미 물 건너 간 일이라고 봅니다. 더구나 그 미래에 문화적인 의미를 포함한다면 바다 건너 일입니다.
코믹 시장이라는 부분의 한계는 작품성이 아니라 구성비율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현실에서 이 시장은 구성비가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 만화 시장입니다. 특정 국가의 만화가 80%를 차지하는 구조는 우리 만화의 미래에 부정적 정황입니다. 다만 전체 한국만화산업의 크기를 키우자는 것이라면 그것이 일본 만화든 프랑스 만화든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시장인 판매 시장은 어쩌면 지금 열풍을 주도하는 학습만화와 교양만화 시장이라는 지적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학습만화가 만화가의 부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만화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만화는 학습만화의 미래로 한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꼬집어 말하자면 단행본 만화 시장의 부활입니다. 한국 만화 잡지로 출발한 단행본 만화 판매 시장의 부활입니다.
대안의 모색
세 시장의 내면적 한계가 아니더라도 지금은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금새 오그라들 조짐은 널려 있습니다. 일판시장은 최저 발행부수에 근접해 있고 코믹스 단행본의 초판 수량은 몇 천부가 일반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모색되는 대안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 권리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대여권 논의는 작가의 창작의욕을 담보하고 만화작가의 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그 결과가 '한국만화 살리기 운동'으로 결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적으로 시장 여건을 뒤집는 영향력까지 지니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 시행에는 몇 가지 시장의 구조가 변해야 하는 조건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유통의 개선을 화두로 잡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통의 개선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절감'의 의미를 지닙니다. 구조 개선으로 효율성을 높여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색으로 우리 만화의 미래를 보장하기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우리 만화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만화산업의 대안이며 증상만 억제하는 대증(對症) 치료법입니다.
한국만화가 안 보여
한국만화를 계속 보고 싶다는 단순한 희망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누가 리드를 해야 하는지 입장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작가들만의 노력으로 하라는 말은 부당합니다. 구조적인 약자에 있는 작가들은 전체는 아니더라도 좋은 만화를 그리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는 심한 표현으로 하자면 그 정도의 의식만 있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다른 부분이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출판사에 일방적으로 책임지라는 태도도 무리가 있습니다. 출판사는 '만화가협회'가 아닙니다. 만화 출판사의 경영 방향에 '한국 만화의 발전에 기여'라는 것이 유일한 것으로 되어 있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경영의 부분에 한국 만화를 지원하고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것만하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결국 출판사의 큰 목표는 회사의 성장이고 순이익의 창출입니다.
이러한 속성으로 지금 진행되는 유통의 개선이나 정책의 발표에서 우리 만화의 자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산업적인 지원과 방향에 우리 만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현실에서 한국 만화가 그만큼 영향력이 없다는 반증이라서 안타까움이 깊어집니다.
정부가 풀어야 한다.
늘 하는 이야기의 반복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국 만화가 산다는 말은 옳은 지적입니다. 정부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수만화 창작에 지원금을 주고 각종 만화 행사에 후원하고 문화분야 훈장에 만화가도 포함시키는데 무엇을 더 하라는 것인지 답답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대증 치료와 같은 맥락입니다. 원인 치료로 넘어 가야 합니다.
현재 만화계에서 고민하는 것은 기존의 대여 시장을 넘어 판매 시장을 성장시키려는 것, 혹은 분리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판매 시장을 키우는 것은 작가만의 노력이나 출판사의 지원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한계로 부딪혀 만화계의 대안 모색은 판매시장의 성장보다는 어느 정도 검증된 대안 시장으로의 진출 강화입니다. 그리고 그 시장은 온 라인 만화 시장입니다.
이미 일판은 온 라인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라이코스에서 시작되어 네이트닷컴(www.nate.com)(그림6-만화 분야 초기 화면)으로 이어진 만화 서비스의 최고 히트작은 일판만화인 [검가]입니다. 오프 라인에서도 최고의 작가인 사마달 작가의 작품으로 1년간 총 140만 권이 읽혀 이 부문 최고 기록을 보여 줬습니다.(그림7-검가)
이러한 상황은 온 라인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 일판 독립 유통사와 코믹 독립 유통사의 설립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오프 라인의 구조 개편도 포함되어 있지만 온 라인 시장의 진출을 염두에 둔 것도 예상되는 일입니다. 판매 시장의 활성화가 현실적으로 난관이 많으므로 대안 시장의 강화로 방향 선회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을 풀어야 하나
판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들이 이미 다 제시되어 있습니다. 문화는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걸러내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대중문화는 대중이 주도해야지 정부가 선을 긋고 인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창작의 자유에 의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그림8-창작 수호) 규제에서 풀어주고 시장 정화에 맡겨야 합니다. 심의 제도를 만화가 협회로 이관하여 자율 조정이 되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부정적인 원인을 해소해 당장에 몇 가지 긍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만화 창작에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가 있고 다양한 연령이 공감할 수 있는 만화가 창작됩니다. 한 종도 발간되지 못하는 성인 만화 잡지도 부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전문 만화 등 다양한 작품과 대등한 입장에서 승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가 폭력적이고 음란한 만화창작을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 만화라는 것을 아이들의 교양물이나 학습 기능을 보조하는 것에 기준을 두어 규제한다면 만화라는 콘텐츠가 미래 산업의 주역이라는 정책의 주장은 이율배반이며 사상누각입니다.
판매 시장이 서점의 만화 판매로 대표된다면 서점이 만화를 취급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좋은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보호법은 서점에서의 만화 판매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방향의 부정적 규제가 변화된다면 이후의 문제는 창작자와 출판사 등 시장의 영역에서, 그리고 독자를 비롯한 사회가 풀어 나가면 됩니다. 이 순서가 뒤바뀐 지금은 제한된 틀 속에서 그저 다리 한번 뻗어보는 몸짓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정당한 대결은 같은 조건에서
한국 만화산업이라는 측면의 발전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만화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저만의 바람은 아닐 것입니다. 한국 만화를 살리기 위해서 위축 요인들의 원인 부분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당장의 시장에서는 만화산업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게 됩니다. 지금 벌어지는 만화 산업계의 움직임을 그러한 결과입니다.
이제 만화의 문화적, 산업적 중요성은 정부가 가장 먼저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다면 우리 만화가 살 수 있도록 잠긴 문의 빗장을 열어야 합니다. 닫힌 울타리 안에서 세계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는 만화로 날아다니길 바라는 요구를 만화가들은 버거워합니다. 최소한 세계와 겨룰 수 있도록 같은 조건을 지원해야 합니다. 청소년용 기준으로 제한된 만화로는 세계의 만화와 싸울 수가 없습니다. 같은 체급으로, 같은 조건에서 겨룰 수 있도록 보장해 주기를 요청합니다.(그림9-덩치 차이에 조건 차이까지) 이것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은 정책 입안과 시행 부서에 있습니다. 한국 만화를 살려 주시기 바랍니다.(끝)
영점프 29번 째/12호
# by | 2005/05/31 18:53 | 칼럼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