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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점프] 'For Whom The Bell Tolls'

'For Whom The Bell Tolls-1'
도서정가제의 문제들



지난 2월 27일부터 도서정가제가 실시됐다. 몇 년 전부터 준비해 오던 제도라 시행 자체는 뉴스가 되지 않았다. 이 제도에 만화 또한 출판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포함되어 만화도 제 값을 받는다는 변화를 가져왔고 만화의 문화적 인식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시행되자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제도냐'는 의견이 불거졌다. 독자는 값이 올랐으니 당연히 구매력이 줄었고 그 여파로 서점 매출도 줄었다. 출판사는 특히 신간의 판매가 저조하고, 창작자의 이득이 그리 증가한 것도 아니다. 대여 시장도 최종 소비자로 분류되어 소형 서점과 마찬가지로 폐업이 늘어 날 전망이고 유통 단계에서도 공급 할인율에 의한 이득은 별 차이가 없다.(그림1-시정 광고)
급작스럽게 시행된 제도도 아니고 충분히 각 분야가 검토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혼란스러운 것은 세부적인 시행령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행령이 어떻길래?

정가제의 명분은 오프 라인 서점의 활성화이다. 온 라인 서점들의 할인 경쟁에 밀린 오프 라인 서점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출발한 것이다. 모든 출판물에 1년 미만의 신간은 정가 판매, 이전의 구간은 할인 판매율을 10%만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건당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런데 가장 먼저 '1년'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 신간에는 개정판도 있고 학습지의 경우는 매년 내용 수정 없이 새롭게 출간되어 적용이 어렵다. 수입 도서의 경우, 발행일과 수입일의 적용 여부도 논란이 되며 이런 기간이 월 단위인지 일 단위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문제는 좋은 취지와 명분을 바탕으로 시행하는 제도에 두 집단이 모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 서점 연합은 시행령에 불만을 품고 하루를 폐점하기도 했고 온 라인 서점들도 문광부에 질의서를 제출하는 등 불편한 상황을 보인다. 모두 명분은 이해하지만 시행령의 허술함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그러면 만화는 어떤가?

도서정가제가 전체 출판물에 대한 제도이기 때문에 만화에 대한 소리는 사실 묻혀 있는 형편이다. 정가제라는 큰 흐름에 올라 탄 만화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화는 현재의 구조에서 판매 시장이나 대여 시장에서 구간의 판매가 중심이 아니라 신간의 구매가 절대적으로 많은 분야이다.(그림2-5년이면 못 구한다) 할인과 상관없이 만화는 초판이 곧 절판이 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만화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더 많은 부분이 정가제의 영역에 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만화 구매자의 경우, 다른 문화산업이 그렇듯이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의 중심 세대들이 구매의 주 대상층인데 이들은 또한 가격 변동에 따른 탄력성이 높다. 20%의 할인가로 구매하던 만화를 제 값 주고 사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이런 구조 하에서 각 만화 관련 입장을 둘러 봤다.


독자의 입장

만화전문 서점인 신촌의 'H'문고는 정가제 실시 이후 일 매출이 반 이하로 떨어 졌다. 가격에 대한 반응이 예민한 청소년 구매층이 정가로 구입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네티즌들의 의견도 대부분 정가제 실시에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낸다. 그나마 안 팔리는 만화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그나마 판매 시장에서 세 권 구매하던 것을 두 권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도 사서 보겠다는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때로는 이제는 대여점을 더 이용하겠다는 말도 나온다. 이 말은 얼마 전까지 만화를 죽이는 사람으로 지목받아 엄청난 리플로 공격받는 대표적인 표현이었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독자들의 토론이 독자만화대상을 선정했던 사이트에서 열렸고 그 의견을 관계 부서에 전할 예정이다.(이미지3-토론 사이트)


판매 서점의 입장

오프 라인 서점 연합이 하루를 휴업하면서 대응한 것은 물론 만화 때문이 아니다. 그러나 중소 서점들이 만화 판매에 크게 기여한 유통은 아니지만 이 마저 고사의 위기에 몰린다면 만화 판매업소가 줄어 든다는 것은 명백한 결과이다. 대형 서점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온라인 서점을 병행(이미지4-온 라인 서점)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독자가 몰려도 별 상관이 없다.(그림5-대형서점) 다만 이런 이유로 대형 서점만 살아 남는 기형적 구조로의 변화는 출판산업의 발전에 부정적인 현상임은 누구나 지적하는 사항이다.


출판사의 입장

일부 출판사는 정가제 실시와 함께 정가 인하 전략을 펼쳤다.(그림6-도서정찰가) 그 출판사의 경우는 물론 대여점용 성인만화를 출간하는 곳이다. 대여점에서 정가를 다 치루고 사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진열된 작품의 후속 권은 받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1권의 경우는 눈에 띄게 판매가 줄었다. 일부 독자들의 불만은 출판사, 특히 코믹스의 경우 2500원 대에서 지금은 3500원대로 인상이 된 이후 바로 실시된 정가제로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할인율 적용까지 고려한다면 거의 1000원이 인상된 것으로 체감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서 인상된 이득부분이 창작자에게 어떻게 분배되는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 불신은 더 깊어져 간다. 그러나 출판사의 입장도 어렵기는 매 한가지이다. 신간의 판매가 절대적인 부분으로 작용하는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정가제로 판매가 위축되고 복간작의 경우도 영향을 받는다. 이 증가분과 매출 감소분을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판매가 줄어도 이득이 늘어 난 것인지 이득이 늘어도 판매 위축으로 증가분이 무의미한 것인지가 관건이다.


대여 시장의 입장

지난 정부의 출판만화산업 규모에서 판매 시장과 대여 시장이 발표되었는데 1:3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여 시장의 덩치는 최초 구매를 판매 시장에 포함시킨다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여 시장이 정가제나 대여권 신설의 환경 변화로 폐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시장의 활성화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있던 대여 시장의 몰락은 어떠한 결과를 몰고 올 것인지 우려의 대상이다. 대여업소들이 정가로 인상된 책에 더하여 대여용 정가가 붙는다면 그리 이득이 남지 않을 업종이 될 것이며 전업이 속출할 것이다.(그림7-대여점)


정부의 입장

제도 시행을 주도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지금와서 각 단체의 민원 제기를 받자 나름대로 볼 멘 소리를 하고 있다. 그 골자는 단지 '미리 말하지 그 동안 뭐하느라고 말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오류가 있다. 명분은 미리 정해졌지만 제도 시행의 세부 규칙은 온 라인 서점의 마일리지 적용 문제를 비롯해 신간 개념의 불확실성, 예외 규정의 신설 등으로 본래의 취지가 변질되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언제나 제도 시행에 있어서 근거가 되는 외국의 사례는 사례일 뿐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산업의 구조가 다른 데 그 형태 중의 하나인 제도만 따 온다고 해서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부 시행 방안을 두고 좀 더 많은 관계 집단의 입장을 들어 봤어야 했다는 아쉬움은 그래서 남는다.


만화의 위치

도서정가제의 범위는 전체 출판물이다. 반면에 우리의 입장은 만화이며 그것도 한국출판만화에 집중되어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너무나 크다. 전체 출판물 중에서 만화의 범위는 얼마 되지 않는데 그 만화에서도 한국만화는 더욱 더 작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만화에서도 팔리는 만화는 마지막 부분에 자리한다. 이렇게 작은 부분에 불과한 것이 도서정가제에 묻혀 가는 만화인 것이다.
도서로 대접받는 것은 허울이며 타격을 받는 것은 현실이다. 세부 시행령에서 만화에 적용하기 어려운 규정은 재고 할 수 있도록 만화계에서 근거를 뒷받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리를 내어도 작은 부분인데 작은 움직임마저 없다면 그 결과는 만화 전체에 고스란히 돌아 올 것이다.


편법의 등장

제도가 생기면 틈도 생긴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이번에도 그 현상이 반복되는 데 몇 가지 방법은 이미 시도되고 있다. 발행일자를 표시하지 않거나 정가를 기입하지 않는 출판물의 등장, 기존 출판물을 재판으로 찍어 신간으로 변신시키는 방법, 신간은 정가제로 받고 구간을 끼워주는 상술 등이 나왔다. 이참에 돈도 벌자는 책파라치도 등장했고 걸릴 때까지는 종전 할인가를 고수하겠다는 배짱파도 있다. 만화에서는 편법은 아니지만 도서정찰가라는 이름의 가격 인하가 나타났다.(그림8-가격 인하)


여분의 교훈

만화계에서 쟁점이 되는 사안이 있을 때 한 목소리를 담아 내는 기구가 없다는 것이 이번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출판만화 활성화라는 총체적 목표 아래 대여 시장의 논쟁이 몇 년 째 지속되고 있고, 저작권 문제나 정가제 적용 문제 등이 쉼 없이 대두되어 왔다. 정부의 급작스런 시행령 변화가 문제의 원인이라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만화계의 느슨한 구조와 단체 간의 몰이해는 하루라도 빨리 넘어야 할 산이다. 그래야 어떤 대안이 나오거나 혹은 대안의 현실화를 바라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만화산업발전협의회에 이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끝)



'For Whom The Bell Tolls-2'
저작권 및 대여권 도입


새로운 변화

한국 만화의 특수한 유통 시장인 대여 시스템은 그 문제의 심각성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판매 시장의 보조적 개념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나 무협, 환타지 소설 유통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국내법상 대여 시장은 적법한 것이지만 작가의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수용을 왜곡시키고 만화의 문화적 인식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애초에 몇 몇의 네티즌에 의해서 시도되었고 이후 작가들의 심정을 나타낸 글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확대(그림1 자유의 검은 리본)되었다. 이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은 대여시장에서 판매 시장으로의 전환으로 만화를 '사서 보는 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흐름은 초기단계의 대여 시장 죽이기로 격화되었는데 현재에 이르러서는 현실적인 존재인 대여 시장의 폐쇄가 어렵다는 한계로 대여권을 인정하여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자는 현실 수용론이 대세이다.


변화로 예상되는 결과들

대여권이 도입되면 대여 시장의 변화가 극심할 것이다. 영세한 업소의 업종 전환이 나타나고 이에 따른 만화방의 축소는 일일 만화와 성인만화 시장의 변화까지 유도한다는 예측도 있다. 만화방의 절대 수 감소로 일일만화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 졌다. 일일만화(그림2 일일만화)계에 소속된 수많은 만화가들은 성인 만화 시장이나 코믹스 시장으로의 진출을 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한국 만화의 질적 상승을 불러 올 지 저하를 가져 올 지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이러한 문제는 흔히 대여점 용 만화를 그리는 작가에게도 해당이 된다. 이 둘을 합친 결과로 한국 만화가 더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게 됐다.

좋은 명분으로 진행되는 저작권 및 대여권 도입이 이러한 우려를 낳은 것은 얼마 전 실시 된 도서정가제가 명분과 시행상의 차이를 나타내어 더욱 가중된 측면도 있다. 명분은 오프 라인 서점을 살리자는 취지였지만 실제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보이고 있다. 중소서점들의 가중된 경영 환경이 그렇고 독자들의 정가제 불만도 그렇다. 단순히 정가에 산다는 불만이 아니라 제반 사항이 따르지 않은 상태에서 정가제만 실시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전체 출판물에 해당하는 정가제에 만화도 당연히 포함되기 때문에 만화의 정가제 여파는 지난 호의 글에서 일부 설명을 했다. 이처럼 명분과 실제의 차이가 저작권 및 대여권 도입에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어떻게 가닥이 잡혀가는가.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세 가지 방안으로 압축되고 있다. 판매 시장과 대여 시장의 출간에 차이를 두는 '시차제'와 가격의 차이를 두는 '이중 정가제', 출판사의 '대여권 및 배급권 판매제도'로 어느 하나가 아닌 세 가지의 복합형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방법의 근거를 창작자에게 두어 자신의 창작물에 대여를 거부할 수 있는 거부권과 대여에 따른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을 법제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은 이 달의 공청회를 거치고 난 뒤에 구체화 될 것이며 다른 출판물과의 형평을 고려한 추가 사항들을 보완해 내년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이에 관한 토론(그림3 http://www.comicreader.org/ 토론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콘텐츠진흥원과의 공청회를 준비하는 대여 시장의 모임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출판사의 협의회(그림4 http://www.kmpa.co.kr/ 메인 화면)와 작가협회도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우려의 예측들

이번 저작권 및 대여권 신설을 보는 각계의 입장은 저마다의 이해 관계로 제 각각이다. 그러한 다양한 시각을 대변하자는 것이 아니므로 한국출판만화 활성에 비추어 보는 대여권으로 한정하여 바라보기로 했다. 대여권 신설의 최고 목표는 죽어 가는 한국 만화 시장을 살리자는 것이며 그 안에는 물론 우리의 출판만화가 중심에 있다. 그 내부에는 그 동안 제 자리를 부여받지 못한 만화가가 있다.
2002년 만화를 출판한 한국작가는 600명 선이다. 이 작가의 입장에서 제도가 시행된다면 출판사와 계약을 할 때 자신의 작품에 대해 대여 허용과 금지를 결정할 권리(그림5 작가의 호소)를 갖는다. 이것은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대여 시장이 주력 시장으로 있는 상태에서 대여를 금지하는 작품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서점에서만 판매한다는 의미인데 한국만화는 현재 대여시장의 흡수가 많으며 앞으로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출판사의 입장에서 판매 시장만을 목표로 단행본을 제작해야 하는 대여 금지 만화를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다. 달리 보면 대여시장의 작가와 판매 시장의 작가를 양분하는 구조를 야기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제도의 시행이 당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명분을 상쇄시키지는 못한다. 그것은 이 과정을 지나서 우리 만화가 판매 시장(그림6 만화서점)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도 우려는 있다. 그것은 일본 '망가'이다.
현재의 출판만화에서 망가가 차지하는 부분은 8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대여권이라는 제도를 한국 만화에만 적용한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국제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으며 반면에 번역물에도 같은 적용을 한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먼저 한국 만화를 먼저 적용할 경우 여전히 강세를 띠는 대여 시장이 한국 만화보다는 일본 망가를 선호하는 행동이 예상된다. 그럴 경우 지금도 잠식되어 있는 우리 만화가 향후에는 더욱 일본 망가에 밀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 만화가 최고라는 감정적인 동조로 희석되지는 않는다. 또한 대여 시장에서 대여권의 제도에 관리되는 한국 만화를 기피한다면 현재의 대여 시장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수많은 만화가들도 존립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만화의 질적 성장으로 나타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두 번째로 해외 번역만화(그림7 번역만화)에도 저작권에 대여권을 포함한다면 결국 일본 망가만 배불린다는 지적도 있다. 이 정도의 시장이 된다면 일본의 만화가 직배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어렵다.

한편 시행 방법 상에서 이중 가격제가 아닌 대여 횟수 관리의 방안도 모색이 됐는데 이는 초기 투자비의 규모가 크고 관리상의 헛점 때문에 명분만 있고 운영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전체 대여 시장에 시스템을 도입해 대여를 관리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대여 기록을 성실히 관리하기란 더욱 어렵다. 따라서 이 방안보다는 대여권을 정가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려의 해소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해 주는 새로운 제도가 이러한 분야에서 우려되는 것은 문제의 원인을 대여점으로 보는 것에 있다. 한국 출판만화산업의 불황은 대여점이 원인이 아니라 총체적인 것이다. 절대적으로 협소한 시장 규모와 일본 만화의 강세로 인한 독자의 취향 변화, 출판사의 자구책으로 일본 만화의 증가와 그에 따른 한국 만화의 축소, 만화의 빌려 보기 확산과 인터넷의 파일 만화(그림8 신고 센터), 창작 작가인 만화가를 위축시키는 사회적 기류, 독자의 여타 대중문화 접촉이 증가된 것 등이 어우러진 문제이다. 이를 대여 시장의 판매 시장 전환이라는 하나의 열쇠로만 해결하려니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제도의 신설과 함께 만화산업발전을 위한 총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 접근의 목표부터 출판만화의 활성화인지 한국 출판만화의 활성화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판매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먼저 만화를 살 수 있는 서점의 증가가 선결 과제이며 한국 만화가 질적으로 소비자에게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가치를 지녀야 한다. 좋은 만화도 일정 기간이 지나 구간이 되면 구하기 어려운 유통의 한계도 새롭게 정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준비는 지금 추진 중인 사안이다. 결국 대여권 만의 신설로 우리 만화가 사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의 확대가 필요하다.


방향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세부 시행에 따른 실제의 문제는 각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얽혀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향은 작가와 만화 문화에 대한 정당한 자리 찾기가 되어야 한다.
올 해 일본에서도 대여용 만화를 유통시키는 것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과 달리 법적인 근거를 먼저 마련하고 판매 시장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결된 작품(그림9 완결만화)을 위주로 한다. 대여 시장은 정당한 명분과 근거가 주어진다면 필요한 시장으로 탈바꿈 할 수가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만화계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으는 과정도 중요한 절차이다. 정부의 지원과 제도 입안, 작가의 의지, 출판사의 협조, 유통의 변화 수용 등이 합작해 우리 만화를 살리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






영점프 25회(8호~9호)
2003. 3. 24

by 쥬피터 | 2005/05/31 18:49 | 칼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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